'코로나 치료' 러시아 의사 3명 잇달아 병원서 의문의 추락
2명 사망·1명 중태…NYT '당국 코로나19 대응 항의하던 의사들'
2020.05.05 18:04 댓글쓰기

(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 러시아 당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방식에 항의하던 의사 3명이 최근 2주간 잇달아 병원 창문에서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해 2명이 숨지고 1명이 중태라고 미국 CNN방송과 뉴욕타임스(NYT)가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CNN에 따르면 지난달 24일 우주인 도시로 알려진 모스크바 인근 스타시티의 한 응급의료시설 원장인 나틸리아 레베데바가 병원 창문에서 추락사했다.


병원 측은 성명을 통해 레베데바가 코로나19 의심증상으로 치료를 받고 있었다며 "비극적 사고"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더 이상의 자세한 설명은 하지 않았다.

 

이어 이달 1일에는 크라스노야르스크에 있는 한 병원의 원장대행 엘레나 네포므냐스차야가 사망했다. 그는 지난달 26일 병원 창문에서 떨어진 뒤 중환자실서 치료를 받았으나 소생하지 못했다.

 

현지 방송에 따르면 네포므냐스차야는 병원 시설을 코로나19 치료소로 전환하는 문제를 놓고 지역 보건 관리들과 회의를 하던 중 창문으로 추락했다.


네포므냐스차야는 보호장비 부족을 이유로 병원을 코로나19 치료소로 전환하는 데 반대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보건당국은 성명을 통해 이러한 의혹을 부인했다.


이달 2일에는 보로네시의 노보우스만스카야 병원 응급의 알렉산더 슐레포브가 역시 병원 2층 창문에서 떨어져 현재 중태다.


현지 방송에 따르면 슐레포브는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고 지난달 22일부터 해당 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던 중이었다. 슐레포브는 입원하던 날 인터넷에 올린 영상을 통해 자신이 코로나19에 걸린 후에도 병원 측에서 계속 일을 하도록 강요했다고 주장했다.


슐레포브의 동료는 "지난달 30일 슐레포브와 마지막으로 대화를 나눴는데 퇴원 준비를 하고 있었다"면서 "그런데 갑자기 이 일이 발생했다. 왜, 무엇 때문인지 너무나 많은 점이 불투명하다"고 말했다.


노보우스만스카야 병원은 성명을 통해 슐레포브가 확진 판정을 받자마자 병원 업무에서 제외됐다며 그의 주장을 반박했고, 그로부터 3일 후 슐레포브는 "지나치게 감정에 휩싸였었다"며 해당 영상을 내렸다.


NYT는 "러시아 보건 당국의 코로나19 대응에 이의를 제기하던 세 의사가 모두 병원 상층부 창문에서 추락했다고 현지 언론들이 전했다"고 보도했다.


이어 "일부는 이들의 추락이 자살이거나 사고라고 보도했다"고 덧붙였다.


NYT는 "이들의 추락은 경찰이 정부의 코로나19 대응 방식을 공개적으로 비판해온 의사들을 단속하던 와중에 발생했다"면서 "그간 러시아 반체제인사들은 의문의 발코니 추락 등 사고들의 배후에 정부가 있다고 주장해왔다"고 밝혔다.


미국 존스홉킨스대 집계에 따르면 이날 현재 러시아의 코로나19 확진자는 14만5천268명으로 세계에서 7번째로 많다. 사망자는 1천356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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