非성장호르몬결핍 왜소증 GH 치료 논란
2000.03.02 09:21 댓글쓰기

'휴마트로프' 승인 권고에 정당성 시비 일어

성장호르몬결핍증이 아닌 소아의 왜소증을 치료하는 데 쓰이는 성장호르몬(GH) 제제의 장기 효과에 대한 의문이 아직도 풀리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최근 미국 FDA의 한 자문위원회는 GH 제제의 새 적응증으로 '非성장호르몬결핍증 소아의 왜소증'의 승인을 권고한 바 있다.
프랑스 파리 소재 Groupe Hospitalier Cochin 소아내분비과 교수인 장-끌로드 칼 박사는 "GH 제제는 터너증후군과 같은 질환과 함께 非성장호르몬결핍 왜소증 소아에 점차 사용이 늘고 있으며, 최근에는 왜소증 원인에 대한 특별한 진단이 없는 키 작은 아이에서도 사용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지금까지 시행된 연구는 종적 성장(longitudinal growth)과 성인신장에 초점들 두었으며, 몇몇 연구들은 그런 소아에서 GH 제제를 장기간 사용했을 때 성인신장이 약간 성장한다는 것을 보여주었다"고 덧붙였다.
지난달 19일 미국 내분비학회 제85차 연례학술대회(Endo 2003)에서 발표된 한 구연 연제는 GH 제제가 횡-단적 성장(cross-sectional growth)도 증가시키며, 그에 의해 골무기질밀도(BMD)와 골강도가 증가된다고 보고했다.
미국 NIH 산하 국립아동보건ㆍ인성개발연구소의 라첼 I. 가프니 박사팀은 연제 보고에서 "非성장호르몬결핍 왜소증 소아에서 GH 제제는 종적 성장과 성장 속도를 자극한다"고 밝히고 "종적 성장은 연골성 뼈(endochondral bone)의 형성에 의해 일어나는 반면 횡-단적 성장은 막성 뼈(intramembranous bone)의 형성에 의해 일어난다"고 설명했다.
가프니 박사팀은 이중맹검 시험을 통해 10-20세 연령의 非성장호르몬결핍 왜소증 소아 39명를 무작위로 배치하여 평균 4.2년 동안 주당 3회 GH 피하주사제 0.074 mg/kg(일라이 릴리社의 휴마트로프[Humatrope]) 혹은 위약을 투여했다고 보고했다.
그 결과 GH 제제는 이 환자들에서 피질 두께와 골 넓이를 증가시켰는데, 횡-단적 골 성장의 이러한 가속화는 골밀도와 골강도의 증가를 자극할 수 있다고 연구팀은 결론졌다.
그러나 이 연구에 관여하지 않은 칼 박사는 말단비대증에서 관찰된 변화를 감안하면 골 넓이의 증가가 놀라운 일은 아니라고 논평하고 오히려 "그 연구 결과는 GH 치료 분야에서 아직 풀리지 않은 문제들이 많다는 것을 시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호주 Royal Children's Hospital 호르몬연구소 소장인 조지 워더 박사에 따르면 이 NIH 연구에서 풀리지 않은 문제의 하나는 GH 제제에 의해 정상적인 사춘기 소아의 중수골 넓이와 피질 두께, 골밀도가 증가하는 효과가 최종적으로 사춘기 말에 가서 그러한 파라미터에 차이를 가져올 수 있을지 여부이다.
이러한 의문에 따라 워더 박사는 NIH 연구에 참여했던 소아들을 대상으로 골밀도와 골절 빈도에 대한 장기간 추적조사를 수행할 것을 권고했다.
그는 "GH에 의한 非성장호르몬결핍 소아의 치료에서 입증된 유일한 효과는 초기에 성장 속도를 증가시키는 것으로, 일부에서는 같은 또래의 신장을 따라잡기도 했지만 대부분 연구에서 나온 최종 신장 데이터는 3-5 cm의 성장 효과만을 보여주었다"면서 "나는 정상 사춘기 소아에서 GH를 써서 골 크기 및 강도의 증가를 가속화시키는 것이 非성장호르몬결핍 소아에서 GH의 사용을 정당화시키는 근거는 아니라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칼 박사팀은 지난 4월호 Journal of Clinical Endocrinology and Metabolism에서 임신기간에 비해 작게 태어난 168명의 왜소증 소아를 대상으로 시행한 무작위 연구를 보고한 바 있는데, GH 치료의 내약성은 우수했으나 그런 소아에서 자연적인 청소년기 신장을 따라잡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는 결론을 내린 바 있다.
지난 6월 10일 FDA의 내분비대사약물자문위원회는 논란을 거쳐 휴마트로프(성분명 somatropin)의 새로운 적응증으로 非성장호르몬결핍 왜소증의 승인을 지지했으나, 제품 라벨링에서는 -2.25 표준편차점수(SDS)의 신장 컷오프(height cut-off)를 가진 환자로 사용을 제한했다.
현재 휴마트로프의 적응증은 정상적인 내인성 GH의 불충분한 분비로 인한 소아 성장의 실패, 골단이 닫히지 않은 소아에서 터너증후군과 관련된 왜소증, 성장호르몬결핍증을 가진 성인에서 내인성 GH의 대체 등이다.
현재 릴리社가 FDA에서 추진하고 있는 휴마트로프의 적응증은 골단이 닫히지 않았고 진단에서 다른 수단으로 치료받아야 하다는 평가를 받지 않은 소아에서 非성장호르몬결핍 왜소증의 장기 치료이다.
이 적응증에서 권장 용량은 1주에 최고 0.37 mg/kg으로, 주당 3-7회 주사로 투여된다.

<참고: Endo 2003. Abstract OR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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