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한성간 기자 = 치료를 받는 우울증 환자는 뇌 신경망의 신호 전달 상태가 급속히 좋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독일 뮌헨 대학 의대 요나탄 레펠레 예측 정신의학(predictive psychiatry) 교수 연구팀이 우울증이 너무 심해 입원 치료를 받고 있는 주요 우울장애(major depressive disorder) 환자 109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연구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밝혀졌다고 메디컬 익스프레스(MedicalXpress)가 3일 보도했다.
환자들은 전기경련치료(ECT: electroconvulsive therapy), 심리치료, 약물치료 중 하나 또는 모두를 받았다.
연구팀은 치료 전과 후 뇌 신경망의 연결 상태를 MRI 영상을 통해 비교하고 치료에 대한 반응도 평가했다.
우울증 환자는 치료를 시작한 지 불과 6주 만에 뇌 신경망의 신호 전달 상태가 급속히 호전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치료 반응이 가장 좋은 환자들이 반응이 적은 환자들보다 뇌 신경 연결망이 더 많이 늘어났다.
우울증 치료가 환자 뇌의 인프라(기본조직)에 변화를 일으켜 신경 신호 전달 연결망이 크게 늘어난 것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연구팀은 이와 함께 우울증이 없는 정상인 55명의 뇌 MRI 영상도 분석했다. 이들은 우울증 환자들에게서 나타난 것과 같은 시간 효과(time effect)가 없었다.
우울증 치료는 오랜 시간에 걸쳐 뇌에 변화를 가져온다. 그러나 구체적으로 어떤 변화가 나타나는지에 대한 연구는 별로 없는 형편이다. 서로 다른 치료 방법에 대한 반응의 차이에 대한 연구 또한 마찬가지다.
연구팀은 우울증 치료가 이처럼 빨리 뇌 신경망에 변화를 일으킨 데 놀랐다면서 이는 인간의 뇌가 전에 생각됐던 정도를 크게 뛰어넘는 유연성을 지니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으로 과제는 어떤 치료가 표적으로 삼은 뇌 부위의 신경 연결에 변화를 가져오는지, 뇌 신경망의 장애에 따라 어떤 치료가 효과적인지를 밝혀내는 것이라고 연구팀은 강조했다.
이 연구 결과는 빈에서 열린 유럽 신경 정신 약리학회(European College of Neuropsychopharmacology) 연례 학술회의에서 발표됐다.
sk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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