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회진시 약사 참여?…찬반 '팽팽'
전문약사 법제화 의견 대립…'시대적 요구' vs '시기상조'
2014.09.23 20:00 댓글쓰기

 

전문임상약사 법제화를 놓고 의견이 엇갈렸다. '시대적 요구'라는 찬성론과 '시기상조라'는 반대론이 부딪쳤다.

 

한국병원약사회가 23일 국회에서 개최한 '입원환자 약물안전관리를 위한 병원약사의 역할'토론회는 전문임상약사 도입에 대한 열띤 토론이 진행됐다.

 

존스홉킨스대학 정헌재 박사[사진 上]는 현대 의약품은 다양하고 복잡해졌기 때문에 중환자실 등 환자안전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국내에도 전문임상약사가 도입돼야한다고 주장했다.

 

'의약품 처방-조제-투여-모니터링'의 모든 단계에서 전문지식을 보유한 임상약사가 의사와 팀을 이뤄 환자안전관리에 힘써야 한다는 것이다.

 

정헌재 박사는 "전문약사가 참여하면 환자에게 안전하고 정확한 약물을 전달할 수 있다"며 "존스홉킨스의대를 포함해 최근 미국의 많은 병원에서는 이미 의사-약사-간호사 팀제가 원활히 운영되고 있다"고 피력했다.

 

정 박사는 "국내 현실상 도입하는 것이 쉽지 않겠지만 전문약사제는 반드시 필요하다. 도입을 위해서는 약사들 스스로 자신의 필요성을 입증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약사회 은종영 부회장 역시 전문약사의 중요성와 국내 약사들의 권한 강화에 대해 발표했다.

 

은종영 부회장은 "최근에는 모든 병원 진료가 다학제로 운영되기 때문에 병원약사들의 중요성이 강화됐다"며 "아직까지 국내 전문약사 도입이 논란의 여지가 있을 수 있지만 환자 안전 확보를 위해 약사들의 필요성에 더 많은 관심을 쏟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울대병원 중환자실 전담 류호걸 교수는 "약사의 회진 참여 유무는 의미가 크다. 환자마다 질환 양상의 경중이 크기 때문에 세부사안의 경우 약사나 간호사들이 챙기는게 맞다"며 "이 팀이 원활하게 운영되려면 약사들이 전문지식을 토대로 여러가지 질환 상황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약사의 필요성과 적극 도입에 대한 옹호론에 맞서 실질적 효율성이나 효과가 입증되지 않은 전문약사를 무턱대고 국내에 적용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맞지 않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조윤미 녹색소비자연대 공동대표는 "국내 현실에 비춰 전문약사 법제화는 얼토당토 않다. 현실적으로 제도를 법제화할 경우 이전 대비 하는 일은 똑같은데 수가 및 추가 비용만 더 지급해야하는 상황이 올 확률이 크다"고 지적했다.

 

대한병원협회 장호근 보험이사(한림대 동탄성심병원장)[사진 下] 역시 전문약사 적극 도입의 한계성을 언급했다.

 

장호근 이사는 "지방의 경우 병원약사들이 모자라서 밤이나 주말, 휴일에는 약사가 없는 경우가 부지기수"라며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전문약사를 증원하라고 하겠나"라고 주장했다.

 

이어 "전문약사를 추가하라고 한다면 기존 근무중인 약사들의 업무가 가중되기만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김동숙 약제평가연구팀장은 "전문약사 도입을 위해서는 그 가치를 증명할 수 있어야 한다"며 "명분, 근거가 있을 때 사업을 추진할 수 있다. 전문약사의 전문성과 자존감이 필요하다"고 피력했다.

 

보건복지부 고형우 약무정책과장은 "시스템적으로 환자 약물관리에 있어 안전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 정부 입장"이라며 "오늘 제기된 전문약사 이슈 역시 안전장치 중 하나지만 중장기적 논의가 필요한 사안"이라고 신중론을 견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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