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처방과 다른 약 조제한 약사 책임은
의료분쟁중재원 '설명의무 의사와 동일-손해배상 청구 가능하고 증거 확보 필수'
2014.08.10 20:00 댓글쓰기

의사의 처방과 달리 엉뚱한 약제를 조제한 약사에 대해 손해배상 청구소송 및 의료분쟁조정 신청이 가능하다는 해석이 나왔다.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은 최근 ‘처방과 다른 조제약 복용 후 저혈당 쇼크가 발생했다’는 내용의 민원 사례 신청에 대해 ‘조정신청이 가능하다’고 답했다.

 

민원인은 지난해 여름 경련 등의 증상이 발생해 응급실에 실려왔다. 당시 진찰 및 혈액검사 상 허혈당이 진단됐고, 복용중인 관절염 처방약에 문제가 있음을 알게 됐다.

 

이 환자가 복용한 약 중에는 해당 병원의 처방기록에는 적시돼 있지 않았던 당뇨병 치료제가 포함돼 있었다.

 

의사의 처방과 다른 당뇨치료제로 인해 저혈당 쇼크가 발생했고, 치료비는 물론 여러 손해가 발생된 만큼 약사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가 가능한지 중재원에 질의했다.

 

이에 대해 중재원은 “저혈당 쇼크의 원인이 잘못된 조제에 의한 것이라면 약사의 책임을 물을 수 있다”고 답변했다.

 

이 사례의 경우 의사가 처방한 약제 외에 약사의 조제 실수로 추가적인 약제를 복용해 문제가 생긴 것으로 판단되는 만큼 해당 약사에 직접적 책임을 물을 수 있다는 얘기다.

 

중재원은 그 근거로 약사의 설명의무와 관련한 대법원 판례를 제시했다.

 

의약품을 조제 및 판매하는 약사에게 설명의무가 있는지 여부에 대해 대법원은 의사와 동일한 법 적용이 필요하다고 판결했다.

 

치료를 위한 의약품 투여도 신체에 대한 침습을 포함하는 것이므로 의사는 환자에게 사전에 충분한 설명을 함으로써 투약 여부를 스스로 결정할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대법원은 투약에 있어 요구되는 의사의 설명의무는 약사가 의약품을 조제, 판매함으로써 환자로 하여금 복용하도록 하는 경우에도 원칙적으로 적용된다고 봄이 상당하다고 적시했다.

 

다만 중재원은 약국에 책임을 묻기 위해서는 최초 병원의 처방전과 투약을 한 약사의 과실 부분을 입증할 수 있는 자료 및 실제 조제가 된 약 등을 모두 확보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특히 손해를 입은 범위의 특정을 위해 저혈당 쇼크 등 합병증 발생으로 인해 치료받은 기록 등의 확보도 필요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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