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약 판 약사들 '치명적 위험 나 몰라라'
서울시 특별사법경찰과, 일부 불법판매 약국 적발
2013.09.27 12:04 댓글쓰기

이른바 ‘짝퉁 비아그라’ 등을 제조·판매하는 유통 업체들이 잦게 적발되고 있는 가운데, 이번에는 약사들이 ‘가짜 발기부전 치료제’ 등을 진짜인 것처럼 속여 팔다가 적발됐다.

 

서울시 특별사법경찰과는 최근 서울 시내 일부 약국에서 가짜 의약품이 유통되고 판매는 제보를 입수, 지난 4월부터 탐문 수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가짜 비아그라와 치질약을 판매한 약사 12명과 약사 부인 및 무자격자 7명이 형사 입건됐다. 현장에서 발견된 가짜 치료제, 유통기한이 최고 3년 지난 전문의약품 등 총 32개 품목 1517정은 전량 압수됐다.

 

이들 19명은 약사법 위반에 따라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것으로 보인다.

 

동작구 신대방동에 위치한 A약국 B약사(65세)는 지난 1997년부터 2005년, 2007년 세 차례나 약사법 및 마약류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처벌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으로 가짜약과 사용기한이 지난 의약품을 판매한 것으로 나타났다.

 

B약사는 가짜 발기부전 치료제를 조끼, 자켓, 양복상의 안주머니 속에 은밀하게 숨겨 제품을 판매 했으며, 압축 포장기를 이용해 낱알로 포장, 교묘한 방법을 이용했다.

 

그는 의사가 처방한 전문의약품(고지혈증약)을 보따리 행상으로부터 구입한 출처 불명의 가짜약으로 임의로 대체 조제하기도 했다. 이렇게 속여 판 치료제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청구한 금액은 월 400만원이나 됐다.

 

A약국 외에도 가짜 의약품을 팔다 적발된 다른 약국들은 가짜 시알리스를 1정당 3000원에 구입해 최고 2만원에 되팔다 적발되기도 했다. 약 7배 비싼 가격으로 되판 셈이다.

 

문제는 이 가짜약들의 성분이다. 이들이 팔아온 의약품 성분을 감정한 결과, 심혈관·저혈당 등 특이질환 환자가 복용했을 때 치명적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 위험이 있는 것들이었다. 하지만 약사들은 나몰라라 했다.

 

또한 금천구 시흥동 C약국 D약사(47세)는 환자 상태를 고려하지 않고, 미리 제조·포장해 놓은 과립형 한약을 마치 ‘치질 특효약’인 것처럼 팔았다.

 

영등포구 양평동 E약국 등 7곳은 약사 부인이나 의약품에 대한 전문 지식이 전혀 없는 무자격자 직원들이 약을 다뤘다. 특히 E약국 약사부인은 가짜약과 피부질환 치료제를 의사 처방전 없이 마음대로 불법 판매했다.

 

서울시 민생사법경찰 최규해 과장은 “시민들이 신뢰하고 있는 약사들이 가짜 의약품을 판매한 행위는 생명을 위협하는 중대안 사안”이라며 “앞으로 지속적이고 철저하게 수사해 적발 시 강력히 처벌해나갈 계획이다. 시민들 역시 전문약은 꼭 의사 처방전을 발급받아 구입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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