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환자들에 꼭 필요한 약사이고 싶어요”
서울대병원 김아정 약사, 고된 업무 속 美 전문약사 시험 합격
2013.02.01 20:00 댓글쓰기

50명 중 5명. 지난해 10월 ‘2012년도 미국 전문약사 자격시험(the Board of Pharmaceutical Specialties, 이하 BPS)’ 합격자 명단에 당당하게 이름을 올린 서울대학교병원 약제부 김아정 약사[사진]. 숨 쉴 틈 없이 바쁘기로 잘 알려진 대학병원 업무에서도 주말과 퇴근 시간을 활용해 자신의 꿈을 향해 전진해온 결과다. 그는 현재 내과계 중환자실 병동약사로 조제 약사를 거쳐 전문약사의 길을 걷고 있다. 의료진 처방 내역을 검토 후 의견을 교환하며 환자들의 약물 효능과 안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자 하는 그다. 어느 날 문득 폭넓고 심도있는 ‘약물’에 대해 공부하고 싶었다는 그가 BPS 시험 6개 분야 중에서도 ‘Pharmacotherapy(약물 요법)’에 응시한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지난 주 초 서울대병원 약제부에서 그녀를 만났다.[편집자주]

 

‘BPS’ 시험이 끝난 지 4개월 정도 지난 그는 마치 학창시절 중간, 기말 고사가 끝난 학생처럼 인터뷰 내내 밝은 미소를 잃지 않았다. 시험을 치른 직후 휴가도 다녀왔다.

 

김아정 약사는 지난 2005년 서울대 약대 약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병원 약제부 인턴, 레지던트 약사 교육을 마친 뒤 2008년 정규 약사로 입사했다. 현재는 동 대학원 임상약학 석박사 통합과정에 있는 재원이다.

 

병원에서 영양수액 자문(TPN), 약물 혈중 농도 모니터링(TDM), 항응고 약품(NCS) 등 굵직한 역할을 맡아 온 가운데 2010년 1월부터 외과계 중환자실 병동약사로 근무하면서 2년간 의료진의 환자 처방에 대해 검토, 보완하는 등 보다 능동적인 역할을 해왔다. 

 

그러면서 현재는 내과계 중환자실 병동에서 전문약사로서의 역할에 충실하고 있다.

 

이력만 보더라도 임상에 대한 열정이 가득한 그가 BPS 시험까지 치르게 된 까닭은 보다 주체적인 약사가 되고 싶다는 데 있다.

 

그는 “현재 중환자실 병동약사 일을 맡고 있다. 평소에는 약제부에서 환자들의 전자차트를 보면서 ‘처방이 어떻게 나왔는지’, ‘치료가 제대로 되고 있는지’, ‘부작용 유무, 약이 필요한 상황인데도 미처 처방이 안 이뤄지고 있는 것은 아닌지’ 등을 검토하고 회진 시에는 병동에서 업무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검토 내용을 회진 시 의료진에 말씀을 드리거나, 병원 문자(SNS) 서비스 시스템을 활용하는 등 의사와 환자 사이의 가교 역할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BPS 공부 하면서 약물에 대한 시각 넓혀 갔죠”

 

현재의 일에 보다 도움이 되기 위해, ‘BPS’라는 더욱 폭넓고 구체적인 시험 공부를 병행하게 됐다는 것이다. 그는 보통 6개월 정도의 공부 시간이 소요되는 이 시험을 2개월여 만에 합격했다.

 

그가 합격한 BPS 분야는 ‘Pharmacotherapy(약물 요법)’이다. 이번 BPS 시험 전국 합격자는 모두 5명으로 이 분야에 3명, ‘Nutrition Support Pharmacy(영양약료)’ 1명, ‘Ambulatory Care Pharmacy(외래환자약료)’ 1명이다.

 

그는 “영양약료 등 다른 분야는 지엽적인 측면이 있고, 현재 맡고 있는 중환자실 업무의 경우 환자들이 어떤 질환이든 상태가 중해졌을 때 입원하기 때문에 그 범위가 다양하다. 때문에 보다 스펙트럼이 넓은 약물 요법을 공부하기로 마음먹게 됐다”고 시험을 보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아울러 지난 2010년 JKMS(Journal of Korean Medical Science) 저널에 게재된 논문에서도 그의 임상 약리에 대한 열정을 엿볼 수 있다.

 

당시 김아정 약사는 서울대병원 류마티스 내과 이은봉 교수의 권유로 함께 와파린과 NSAID’s 병용 시 응고 지표 INR이 증가하게 되는 위험요인을 분석 연구하기도 했다.

 

아울러 신경외과 수술 시 항경련제를 예방차원으로 사용하는 경우가 있는데 valproic acid 약제 사용에 대한 병원 프로토콜이 적절한 요법인지 단계 별로 분석한 내용도 다른 논문에 게재될 예정이다.

 

이러한 열정은 그의 미래 계획에도 투영됐다. 그는 “현재 중환자에 대한 업무를 보고 있기 때문에 특별한 부분들이 있다. 보통 사람들에게 있어 기대할 수 있는 약물 대사를 중환자에게서는 보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투석 등을 많이 한다. 이러한 약물 요법을 면밀히 연구하고 검토하는 보다 전문적인 임상 약사가 되고자 한다”고 포부를 내비쳤다. 

 

아울러 그는 “향후 구체적으로 어느 분야에서 일을 하게 될지는 모르지만, 내과계 중환자 업무를 맡고 있는 만큼 현 업무를 충실히 해나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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