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에스티와 일동 손 잡고 대웅제약은 자사제품 대체 유도
라니티딘 사태 후 '가스터정' 판매 제휴···'넥시움·가스모틴' 마케팅 강화
2019.10.07 11:58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양보혜 기자] 발암 논란으로 잠정 판매 중지 결정을 내린 '라니티딘 제제' 시장을 둔 제약업계 내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그 방식은 코프로모션 체결 및 기존 보유 제품 마케팅 강화 등 다양하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연간 2700억원 규모의 라니티딘 제제를 대체할 위장약으로 H2수용체 길항제와 PPI(프로톤펌프억제제) 계열이 거론되고 있다.

H2수용체 길항제 계열 약물로는 니자티딘, 시메티딘, 라푸티딘, 파모티딘 등이 있다. 이중 파모티딘 제제가 약물 상호작용 등의 우려가 적어 라니티딘 제제를 대체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가장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은 동아에스티의 '가스터정'이다. 가스터정은 파모티딘 성분의 히스타민 H2 수용체 길항제로, 지난 1986년 국내 허가 이후 오랜 기간 처방되며 유효성과 안전성을 인정 받은 치료제다.

일동제약은 라니티딘 파동으로 220억원대 매출을 올리는 '큐란'이 판매 중단에 처하자, 리스크를 줄일 방안 중 하나로 동아에스티와 '가스터정' 코프로모션 계약을 맺었다.
 
소화기치료제 분야에서 영향력을 유지하면서 매출에 타격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두 회사는 올해 1월 기능성소화불량치료제 '모티리톤'의 코프로모션 계약도 체결한 바 있다.

모티리톤 공동판매에 있어서 시너지를 발휘해 온 만큼, 두 번째로 진행하는 가스터정 코프로모션을 통해 소화성궤양치료제 시장에서도 성과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코프로모션 합의에 따라 양사는 국내 종합병원 및 의원을 대상으로 구분 없이 공동으로 동아가스터정 판매 및 마케팅을 진행한다. 다만, ‘동아가스터주’와 ‘가스터디정’은 동아에스티가 종전대로 단독 판매한다.
 

동아에스티 관계자는 “지난해 코프로모션 계약을 체결한 이후 양사는 우수한 영업 마케팅 인프라를 바탕으로 소화기치료제 시장의 경쟁력을 확대해 왔다“며 “이러한 경쟁력과 긴밀한 협력을 토대로 소화성궤양치료제 시장에서 동아가스터정의 매출 확대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동제약은 동아에스티와 가스터정을 판매하는 동시에 자사 PPI 계열 '라비에트' 마케팅 강화에도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일동제약 관계자는 "동아에스티와 모티리톤 코프로모션 협력 경험을 바탕으로 가스터정 판매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라며 "이와 함께 기존 보유 제품인 PPI 계열 라비에트 마케팅 및 영업 강화에도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라니티딘 제제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했던 대웅제약도 손실 최소화를 위한 '플랜 B'를 가동 중이다.

지난해 라니티딘 단일제 '알비스'와 복합제 '알비스D'는 500억원 이상 매출을 기록한 대형 품목이다. 여기에 라니티딘 수탁 품목까지 더하면 타격이 상당히 큰 편이다.

그러나 대웅제약은 같은 계열은 아니지만 기존에 보유하고 있는 소화기치료제 PPI 계열 ‘가스모틴’과 ‘넥시움’을 내세우며 차세대 항궤양제 개발을 더욱 서두를 것으로 보인다.

넥시움과 가스모틴은 지난해 각각 매출 376억 원과 212억원을 기록했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뇌기능개선제 '글리아티린' 판권이 넘어갈 때도 매출 하락에 대한 우려가 있었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전혀 달랐다"며 "이번 라니티딘 사태도 단기적으로 손실이 생길 수 있으나 매출 하락을 방어할 전략이 이미 가동 중이니 장기적으로 보면 큰 위기가 아닐 것"이라고 자신감을 피력했다.

이 외에도 보령제약과 한미약품 등이 라니티딘 계열 대체품목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보령제약은 자사 대표 품목인 '스토가정' 판매에 적극 나서고 있다. 스토가정은 라푸티딘 계열로 올해 상반기 46억원대 매출액을 올린 티딘 계열 대표 약물이다.

한미약품은 한미파모티딘과 함께 에소메졸로도 관련 시장을 적극 개척해 나가겠다는 방침이다. 국제약품은 니자티딘 제제의 '액사딘', 경동제약은 '자니틴'으로 시장 확대에 나설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판매 중지에 들어간 이상 라니티딘 시장의 회생 가능성이 적다고 판단해 업체들이 새로운 전략을 고심 중인 것으로 안다"며 "파모티딘, 니자티딘 등의 시장이 커갈 것으로 보이지만 바로 스위칭이 될지는 두고봐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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