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 빠진 '빅테크 헬스케어' 규제 혁신
식약처, 네이버·카카오·KT·LGU+ 초청간담회 개최…불참 배경 관심
2023.07.05 07:22 댓글쓰기

국내 빅테크 기업이 한데 모인 디지털 의료기기 규제혁신 간담회에 이 분야 간판 기업인 SK텔레콤(SKT)이 참석하지 않아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업계에선 SKT 디지털 헬스케어 사업 부진과 연관짓는 등 다양한 추측이 나오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7월 3일 디지털 의료기기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해 국내 빅테크 기업을 대상으로 '빅테크 기업 규제혁신 프로그램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날 자리에서는 인공지능(AI) 의료기기 안전관리 쟁점에 대한 식약처 발표와 신제품 개발 동향 및 제도 개선에 대한 기업 발표가 있었다. 이후 디지털 의료기기 규제혁신 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논의가 이어졌다.


식약처는 간담회를 정기적으로 열고 오는 11월까지 디지털 의료기기 규제혁신 방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특히 현장 중심으로 규제혁신이 이뤄질 수 있는 소통창구로 키워 국내 디지털 의료기기 제품화를 적극 지원할 계획이다.


기업들의 애로사항을 수렴하는 평범한 간담회로 보이지만 참석 기업을 보면 물음표가 붙는다.


식약처에 따르면 이날 간담회에는 네이버, LGU+, 카카오브레인, 카카오헬스케어, KT 등 국내 대표 빅테크 기업이 대부분 참여했다. 


그러나 업계 대표 기업 중 하나인 SKT는 간담회에 참석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 모두 정보통신기술(ICT) 역량을 내세워 디지털 헬스케어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만큼 SKT 불참 이유에 관심이 쏠린다.


식약처 관계자는 "디지털 의료기기 개발이 어느정도 진행된 빅테크 업체 선정하는 과정에서 이번 간담회 참여 업체가 선정된 것"이라며 "주로 의료기기 규제를 겪어보지 못한 업체를 대상으로 간담회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SKT 불참 이유를 두고 디지털 헬스케어 사업 부진과 연관 짓는 시선도 있다. 실제 SKT는 헬스케어 사업부를 분사하며 합작법인을 설립했지만 이렇다할 성과를 내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앞서 SKT는 지난 2020년 3월 사모펀드(PEF) 운용사 뉴레이크얼라이언스와 각각 약 450억원을 투자해 디지털 헬스케어 기업 '인바이츠헬스케어'를 설립했다. 


SKT는 디지털 헬스케어 사업을 빠르게 성장시키기 위해 사내 관련 사업부를 분사했으며, 신임 대표에 헬스케어 유닛장을 역임했던 김준연 대표를 선임했다.


인바이츠헬스케어는 과거 SKT가 개발한 당뇨병 관리 애플리케이션(앱) '코치코치당뇨' 운영을 이어받았다.


이후 임상시험수탁기관(CRO), 유전체 분석 기업 바이오코아를 인수한 후 '케어8 DNA' 서비스를 선보이는 등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과감한 행보를 이어왔다.


그러나 당찬 포부와 달리 실적은 초라하기만 했다. 인바이츠헬스케어는 수익모델이 부실해 출범 첫해인 2020년 순손실만 104억원을 냈다. 


2020년부터 2022년까지 매출도 고작 1억원 수준에 불과하다. 반면 영업손실은 2020년 57억원, 2021년 71억원, 2022년 31억원 등을 기록했다.


사업이 시장에서 큰 반응을 이끌어내지 못하자 SKT는 결국 2022년 1월 31일부로 인바이츠헬스케어 전략적 제휴 상징인 '케어8 DNA' 부가서비스 신규 가입을 중단했다. 


현재 인바이츠헬스케어 홈페이지도 개편 작업으로 이용이 불가능한 상태다.



이렇다 보니 SKT는 인바이츠헬스케어 투자 금액도 2년 만에 전액 손상처리했다. SKT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회사는 2022년 4분기 인바이츠헬스케어에 투자한 금액을 전액 손상처리했다.


손상처리란 기업이 보유한 유무형 자산의 미래가치가 장부가격보다 낮아질 가능성이 있는 경우 이를 회계에 미리 반영하는 것을 말한다. 사실상 인바이츠헬스케어에 투자한 금액을 회수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이다.


SKT 관계자는 "식약처와 직접 소통하지 않아 자세한 내용은 모른다"면서 "디지털 헬스케어 사업을 직접 하는 게 아니라 조인트벤처나 자회사를 통해 하다 보니 제외된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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