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치과계 맏형 신흥, 임플란트 사업 '부진'
오스템임플란트·덴티움 등 강력한 후발주자 등장으로 적자 발생 등 고전
2022.02.25 06:11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구교윤 기자] 치과계 터줏대감 신흥이 '아픈 손가락'으로 여겨지던 임플란트 사업에서 맥을 못추고 있다. 한때 부진한 실적에 '철수(撤收)' 의혹까지 샀던 설움을 여전히 씻어내지 못한 모습이다.

지난 1964년 설립한 신흥은 치과용 의료기기와 재료 등 치과 용품을 제조, 판매하는 유통전문 회사다. 주로 치과용 진료대(유니트 체어), 치과용 합금, 치과용 X선 촬영기, 공기압축기 등을 만들고 있다.

회사는 유통 기업답게 전국에 제조공장과 물류센터 등 탄탄한 유통망을 갖추고 있다.

신흥은 1991년 국내 의료기기 제조 업체 중 최초로 코스피에 상장하면서 본격적으로 사세를 키워왔다. 1970년부터 유니트 체어를 판매하며 이름을 알렸고, 치과용 소모품 재료를 업계에 공급하며 입지를 넓혀왔다. 

신흥의 모태는 1955년 한국전쟁 직후 설립된 '신흥치과재료상회'다. 이러한 오랜 역사로 국내 치과 기자재 시장에서 국산화를 선도해왔다.

 
그러나 후발 주자들이 등장하면서 신흥 위상도 점점 작아지기 시작했다. 특히 임플란트 국산화를 이끈 오스템임플란트는 신흥 기세를 단 번에 눌렀다.
 
실제 신흥은 2009년 매출 1600억원을 기록한 데 이어 2010년에는 1674억원, 2011년에는 1693억원 등 해마다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으나 2012년부터 꺽이기 시작했다. 2021년 3분기 신흥 누적 매출은 911억원이다.
 
문제는 신흥이 야심차게 뛰어든 임플란트 사업이다.
 
신흥은 국내 치과 재료 시장에서 압도적인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으나, 신사업으로 뛰어든 임플란트 사업에서는 초라한 실적을 거두고 있다.
 
신흥은 2009년 임플란트 제조업체 신흥엠에스티 지분 84.03%를 인수하면서 임플란트 사업을 본격화했다. 이후 자체 임플란트 브랜드인 신흥임플란트시스템(SIS)을 론칭하고 신제품을 시장에 내놓았다.
 
그러나 시장 반응은 혹독하기만 했다. 
 
신흥엠에스티는 출범 당해 11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냈으나, 2010년 4400만원으로 이익이 급락했다. 이후 2013년 -14억원을 내며 적자로 돌아섰다.
 
이어 -8억원(2014년), -7억원(2015년), -2억원(2016년), 8000만원(2017년), -1억원(2018년), 2억원(2019년), -3억원(2020년)으로 적자 늪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신흥이 10여 년 동안 임플란트 사업으로 벌어들인 순이익은 20억원을 조금 웃도는 셈이다. 지난해 3분기에는 3억원이라는 순이익을 냈으나 기대에는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다. 

특히 오스템임플란트, 덴티움 등 국내 임플란트 리딩 기업들이 몸집을 폭발적으로 키우고 있는 데다 디오, 네오바이오텍, 메가젠임플란트, 덴티스 등 후발 주자들도 시장에 합류하면서 부담도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신흥이 임플란트 시장에서 고배를 마시는 이유에 대해 "타이밍이 결정적인 실수였다"고 평가했다.
 
실제 신흥이 임플란트 시장에 뛰어든 2009년은 시기상 늦은 감이 많았던 게 사실이다. 이는 오스템임플란트와 덴티움이 2000년 초반부터 제품을 양산해온 사실을 보면 알 수 있다.
 
신흥은 현재 매출 60% 이상을 치과에서 사용하는 소모성 재료로 내고 있다. 이어 유니트체어(14%), 치과용 합금(10%) 등이 주를 이루고 있다. 
 
이와 관련, 신흥 측에 임플란트 사업과 관련한 구체적인 계획을 질의했으나 답변을 듣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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