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기반 정밀의료, 당뇨 '패러다임' 바꾼다
질환 발병·합병증 예측부터 치료·관리까지 'AI기술 접목' 활발
2022.02.15 06:25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구교윤 기자] 의료계가 당뇨병 정복을 위한 차세대 핵심 기술로 인공지능(AI)에 주목하고 있다. AI 기술이 추구하는 데이터 기반 정밀의료가 당뇨 발병 여부를 사전에 예측하는 것은 물론 의사의 의학적 결정을 도와 치료 효율성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실시간으로 혈당을 체크하고 인슐린 분비까지 제어하는 기술이 대중화되면서 환자 편의성까지 대폭 높여 당뇨병 치료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어가고 있다.
 
빅데이터 기계학습으로 당뇨병 예측 가능

학계에서는 일찍이 당뇨병을 예측하는 AI 기술에 주목해 왔다. 대표적으로 환자 데이터를 기계학습(machine learning) 시키는 방식으로 당뇨 발병 여부를 진단하는 기법이다. 
 
기계학습이란 인간 학습 능력과 같은 기능을 컴퓨터에서 실현하는 기술이다. 새로운 자료에 노출될 때마다 컴퓨터가 이를 스스로 배워 특정한 패턴을 포착해 내는 기법을 말한다. 
 
가까운 예로 지난해 일본 가나자와대학 의학대학원 심장 전문의 노무라 아키히로 교수팀은 당뇨병 발병을 95% 정확도로 예측할 수 있는 AI 기술을 개발, 가능성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총 13만9225명의 10년 간(2008~2018년) 연례 건강검진 기록 50만9153건을 컴퓨터에 기계학습을 시켜 당뇨병이 없던 4696명에게 당뇨 진단을 내렸다. 
 
건강검진 기록에는 신체검사 및 혈액검사, 소변검사 결과, 문진 자료가 포함됐다. 연구팀은 모든 자료를 기계 학습시키고 당뇨병 발생 가능성 정확성을 94.9%까지 예측했다.
 
연구팀은 “기계 학습은 당뇨병이 발병할 고위험군을 가려내는 기존 위험요인 평가 방식보다 더 정확하다”고 밝혔다. 
 
최근에는 일본 오사카대 연구팀도 기계학습 모델을 기반으로 하는 당뇨 발병 예측 시스템을 개발하고 정확성을 입증한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이 시스템은 약 3만명의 건강진단 데이터를 토대로 개발됐다. 신장과 체중, 혈압 등을 입력하면 3년 후 당뇨병 발병 위험을 알려주고 동성 및 동년배 평균과 비교해준다. 혈액검사 데이터를 추가하면 더욱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다.
 
AI기술 최초 의사(醫師) 결정 지원 시스템 개발
 
AI 기술은 예측을 넘어 의사의 의학적 결정을 돕는 역할도 수행한다. 
 
실제 이스라엘 기업 드리메드 다이아비디스는 당뇨병 환자를 관리할 수 있는 클라우드 기반 솔루션을 개발해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았다. 
 
이 솔루션은 인슐린 펌프나 주사를 사용하고 지속적으로 혈당을 모니터링하며 환자를 관리하는 솔루션으로 의학적 결정을 돕기 위해 개발됐다. 
 
특히 AI 힘을 활용해 능률적이고 비용 효율적인 방식으로 인슐린 투여를 최적화하는 역할을 한다.
 
 드리메드 다이아비디스는 1차 진료 임상의가 당뇨병 환자에게 전문가 수준의 내분비 치료를 제공할 수 있도록 권한을 부여해 전세계적으로 대규모 내분비 전문의 부족 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당뇨병 정복을 위한 인공지능(AI) 기술 개발에 불이 붙은 상황이다. 경희대의료원이 네이버와 함께 개발 중인 당뇨병 합병증 예측 AI 서비스가 대표적인 예다. 
 
경희대의료원은 지난 2021년 6월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과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관하는 국책 과제에 선정돼 당뇨병 합병증을 예측하는 AI 서비스 개발에 나섰다. 
 
이상열 경희대병원 내분비내과 교수가 책임을 맡은 이 연구는 경희의료원을 중심으로 강동경희대병원과 가천대길병원 등 3개 대학병원과 네이버가 참여하고 있다. 
 
연구팀은 당뇨병, 비만, 대사질환 분야에 대해 AI가 학습할 수 있는 데이터 구축을 목표로 한다. 
 
현재 당뇨병 환자 2만 명 이상을 장기 추적해 환자 개인 일상 기록인 ‘라이프로그(Lifelog)’ 데이터를 수집하고 있다. 
 
또 당뇨병 환자 심뇌혈관 합병증 위험성 예측에 유용한 '경동맥 초음파 영상'도 모으고 있다. 환자 혈당 관리에 도움이 되는 데이터를 모으기 위해서다. 
 
이상열 교수는 “병원 데이터를 이용한 연구가 환자에게 도움이 되는 서비스 개발로 이어지려면 중장기 과제가 될 것”이라며 “데이터가 개인 맞춤형 서비스로 구현되면 당뇨병 환자 개인 건강증진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스스로 인슐린 제어하는 AI 등장
 
당뇨병을 극복하기 위한 AI 기술 개발이 활발하게 이어지는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관리 영역이다. 
 
단순히 환자 생활 습관을 개선해주는 서비스가 아닌 인슐린 분비를 스스로 제어하는 AI 기술이 등장하면서 환자들의 편의를 높이고 있다. 
 
실제 지난해 말 포스텍 연구팀은 당뇨병 환자에게 맞는 인슐린 양을 계산해 자동으로 주입해주는 AI 인공췌장 시스템을 개발했다.
 
이 시스템은 제1형 당뇨병 환자에서 하루 평균 89.56% 정상혈당 범위를 유지하는 것을 확인했다. 
 
이는 식사량을 입력하는 기존 인공췌장 알고리즘에 버금가는 성능으로 식사 정보 없이도 개인화와 자동화 측면에서 높은 혈당 관리 성능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번에 개발된 AI 알고리즘은 식사량을 따로 입력하는 번거로움 없이 완전히 자동화된 개인맞춤형 혈당 관리를 가능하게 한다”고 설명했다. 
 
학계 연구와 함께 관련 업체들도 연속혈당측정기를 시작으로 AI 기술을 접목한 인슐린펌프, 인공췌장 등을 개발하면서 당뇨병 정복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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