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 안전 직결, 의료정보 표준화 매우 중요'
정호영 회장 '원할한 진료정보 교류 위해 병원·정부 적극 지원 절실'
2019.07.12 10:41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박정연 기자] 전자의무기록시스템(EMR) 인증제의 하반기 시행을 앞두고 전문가들은 이 같은 의료정보 표준화 사업에 의료계와 민관이 모두 적극 동참해줄 것을 호소했다.

병원 간 원활한 의료정보 공유를 통해 진료 효율성을 높이고, 수집된 의료정보를 통해 각종 의료서비스에 응용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표준화 체계 구축이 시급하다는 이유에서다.
 

11일 대한의료정보학회는 2019년 춘계학술대회 기자간담회를 열고 의료정보 표준화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정호영 대한의료정보학회 회장[사진 右]은 “개인금융 거래정보는 돈에 관련된 문제지만, 의료정보는 환자 생명과 직결되는 사안"이라며 "예를 들어, 지방에 간(肝) 환자가 쓰러져 응급실에 실려갔는데 이전 진료정보를 확보할 수 없어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하고 사망에 이르는 경우를 생각해볼 수 있다"고 운을 띄었다.

그러면서 "촌각을 다투는 의료계 현장에서 병원 간 의료정보 교류는 필수적"이라며 "원활한 진료정보 공유를 위해선 표준화된 의료정보시스템의 보편화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학회 차기회장인 박현애 서울대학교 간호대학 교수도 "물론 표준화 체계를 구축하는 과정이 쉽지 않고, 또 초기 도입 단계에서 여러가지 혼선이 발생할 수 있지만 국제 의료계가 이런 추세를 따라가고 있다"며 "초기 과정의 혼선을 잡기 위해 정부가 적극적으로 주도해줄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병원계 협조를 거듭 요청했다.

박 교수는 "일부에서는 모든 용어를 통일해야 하는 번거로움 때문에 의료정보 표준화가 자리잡기 어렵다는 비판도 나오는데, 실제 개발 내용은 그렇지 않다. 서로 다른 코드를 사용하더라도 프로그램 뒷단(back end)이 자동변환하는 구조로, 실제 의사들이 겪을 불편함은 결코 크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의료민영화 우려 제기되는데 장기적으로 환자들에 혜택"

이렇게 표준화 작업을 거친 양질의 의료정보는 다양한 산업군에 활용돼야 한다는 것이 학회측 입장이다.

박 교수는 “의료정보 활용은 근시안적으로 보면 단순히 병원의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로 보여질 수 있지만, 이를 통해 보다 정교해질 의료서비스가 주는 혜택은 온전히 환자들에게 돌아가게 될 것"이라며 "미래 먹거리로 여겨지는 의료정보산업 육성과 의료서비스 질적 향상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개인 의료정보를 활용한 개인별, 맞춤형 진료의 필요성에는 국내외 의료계가 모두 주목하고 있다”며 “특히 현대 난치병으로 여겨지는 만성질환 관리의 해결책으로도 주목받고 있다”고 말했다.
 

또 “뛰어난 인프라를 가진 국내 병원이 의료정보를 양껏 활용한다면 차별화된 맞춤형 진료서비스를 개발하는 것은 시간문제”라며 “이러한 서비스는 결국 환자 개인의 건강 향상으로 이어지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개인의료정보를 활용한 ‘마이데이터’ 등 정부주도 사업이 시작되고 의료정보산업에 대한 관심이 확산되자 일각에서는 의료민영화 단초 제공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기도 했다.
 

지난 5월 정부가 마이데이터 사업 추진 계획을 발표하자 일부 시민단체는 “국민 개개인의 개인 질병정보와 건강정보, 생체정보를 기업에게 팔아넘기는 민영화 추진 전략을 중단하라”는 공동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
 

또 지난 4일 의료민영화저지범국민운동본부 등 8개 시민사회단체는 인재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개인정보보호법 개정안에 반대성명을 내며 "정부와 의료기관은 보건의료빅데이터가 국민건강증진에 도움이 될 것처럼 홍보하고 있지만, 결국 국민의 의료 건강 정보를 기업이 사적으로 편취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대한의료정보학회 홍보이사 김종엽 교수는 “일부에서 우려하는 것처럼 의료정보가 보험사 등에서 악용될 여지는 명확한 의료정보 제공여부 결정 시스템 구축을 통해 방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물론 모든 부작용의 가능성이 원천 차단된다고 할 수는 없지만, 이를 우려해 아무 것도 하지 않기에는 우리나라가 가진 의료정보의 양과 질이 너무나도 아깝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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