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력피해 여성用 '응급키트' 개발 보급
2002.05.08 12:11 댓글쓰기
성폭력을 당한 여성피해자로부터 법적대응 및 경찰수사를 위한 신속한 증거채취가 가능한 '성폭력응급키트'가 국내 한 의료정보업체에 의해 개발됐다.

의료정보 전문업체인 엠디세이버(www.mdsaver.net)는 8일 성폭력피해자를 위한 응급조취 및 법적대응은 물론 경찰수사에 필요한 증거채취를 할 수 있는 '성폭력응급키트'를 개발, 오는 10일 여성부에 납품키로 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개발된 성폭력응급키트는 성폭력피해자의 신체부위별 상처를 기록하는 서식지를 비롯 혈흔·손톱 등을 채취하는 도구, 질검사용 도구 등으로 구성돼 있다.

엠디세이버는 오는 10일까지 여성부(장관 한명숙)측에 응급키트 2,000개를 납품할 예정이다.

여성부는 엠디세이버측이 납품한 성폭력응급키트를 내주부터 각 시·도 자치단체를 통해 지역내 의료기관에 무료 배포하게 된다.

성폭력응급키트는 지난해 9월 여성부가 발표한 '성폭력피해자 의료지원체계 종합개선방안'에 따라 개발된 것이다.

여성부는 종합개선안을 통해 우리나라 실정에 맞는 성폭력응급키트를 개발, 올해 300개 의료기관을 시작으로 오는 2004년까지 총 5,000개 의료기관에 응급키트를 보급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엠디세이버 관계자는 "이 키트는 응급의학 및 산부인과 전문의를 비롯해 경찰·정부부처 관계자, 국립과학수사연구소의 적극적 협조를 통해 제작된 것"이라며 "응급키트가 각 병원의 응급실에 배포되면 성폭력피해자들이 보다 신속하고 적절하게 응급처치 및 법적대응을 위한 경찰수사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국내에서 발생하는 성폭력 사건은 사회·문화적 편견 등으로 성폭력 피해자의 접수사례가 미미한 것이 현실"이라며 "특히 성폭력에 대한 증거물을 채취하기 위해서는 상당히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하는데, 이 때문에 의료기관들이 성폭력피해자 진료를 기피해 왔다"며 응급키트는 이 같은 문제점을 개선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엠디세이버는 이번에 개발된 성폭력응급키트를 일본, 영국 등에 수출하는 방안을 모색중이다.

회사 관계자는 "미국의 경우 지난 90년대 중반 이후부터 일부 지역에서 이와 유사한 응급키트를 보급하고 있다"며 "엠디세이버가 개발한 응급키트는 미국 제품과 비교시 가격은 1/4 수준이지만 품질면에서는 뒤떨어지지 않기 때문에 해외 공급도 충분히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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