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T 47%-MRI 26% 중고…설치제한 규제 시급
2001.10.25 14:01 댓글쓰기
최근 중고의료기기 시장이 빠른 속도로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무분별한 중고의료기기 사용을 규제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97년 1월 중고의료기기의 수입금지가 해제되면서 최근 2∼3년 사이에 국내에 수입된 중고의료기기 수가 500여대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들 중고의료기기의 상당 수가 CT, MRI 등 고가특수의료장비인 것으로 밝혀져 제대로 품질검증을 거치지 않은 제품이 유통될 경우 국민건강에 악영향을 끼칠 수도 있다는 우려가 팽배하다.

대학병원의 한 관계자는 "해외에서 수입된 MRI나 CT 등 중고 의료기기를 사용할 경우 진단 영상의 질적 저하로 인한 오진에 대한 위험성 뿐만 아니라 얼마 남지 않은 기기의 내구 연한으로 필요 이상의 유지비가 지출돼 병원의 경영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고 밝혔다.

복지부 조사 자료에 따르면 현재 전국에 설치된 전산화단층촬영기(CT) 1,084대 가운데 설치 당시 중고였던 것이 508대로 47%를 차지했다.

MRI의 경우 현재 설치된 333대 가운데 26%인 68대가 중고인 것으로 나타났으며 양전자단층촬영기(PET) 역시 4대중 1대가 중고 제품인 것으로 조사됐다.

게다가 이들 고가의료장비 가운데 제조연한이 10년 이상인 것도 상당수에 달하고 있어 정기검사를 통한 품질검증이 시급한 실정이다.

CT의 경우 1084대 가운데 제조연한이 10년 이상인 제품은 모두 185대에 달했고 5∼10년인 제품은 359대, 5년 이내인 제품은 293대에 달했다.

또 MRI는 설치된 제품 333대 가운데 제조연한 10년 이상인 제품이 16대, 5∼10년 제품은 107대, 5년 이내인 제품은 150대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처럼 최근 몇 년 사이에 중고의료기기 수입 및 설치가 급증한 데는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일부 병원들이 지출절감 차원에서 값싼 중고 의료장비 도입을 선호한 것도 한 요인으로 작용했다.

뿐만 아니라 중고의료기기를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업체들이 급격히 늘어나고 있는 것도 중고의료기기 설치 확대에 크게 일조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의료기기 업체의 한 관계자는 "외국 의료장비 업체들이 우리나라를 중고 장비 처리장으로 활용함에 따라 이제 막 활성화되기 시작한 국내 의료기기 산업을 위축시킬 수 있다"며 "중고 의료기기 수입시 품질검증을 보다 철저히 하거나 아예 중국처럼 금지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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