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국내 벤처대부 메디슨 이민화회장 퇴진
2001.10.15 02:10 댓글쓰기
국내 벤처 신화의 주역인 이민화 회장이 지난주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다"고 공식 밝혔다.

이로써 지난해 하반기 자금 유동성 문제로 불거지기 시작, 급기야 이회장 퇴진설까지 공공연했던 메디슨 위기는 사실상 일단락 된 셈이다.

이회장은 앞으로 메디슨 비상근 이사회 의장직을 수행하면서 '디지털 의료경영연구소' 상임고문을 맡게될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의료산업의 선구자가 이제는 보건의료산업의 도약을 구상하는 역할을 자임하고 나선 것이다.

이회장의 퇴진은 이미 예견된 사실. 이회장 스스로 자회사인 크레츠테크닉이 매각되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날 것임을 공언해왔기 때문이다.

메디슨 연방도 그동안 초음파 전문기업인 메디슨과 투자전문사인 메디슨 에코넷으로의 분활 작업도 내부정리가 어느 정도 완결, 이회장의 사퇴와 함께 새롭게 출발한다.

이같은 상황서 이회장은 지난 9일 GE가 크레츠테크닉 매각 대금 1억유로(1천1백억원)를 입금하자 임시이사회의를 소집, 사퇴를 공식 발표했다.

이회장이 지난 85년 최첨단 장비인 초음파를 개발, 벤처 역사의 산증인으로 무대에 선지 17년만에 새로운 역할을 맡게 된 것이다.

메디슨이 국내 의료기기 산업에 미친 공은 지대하다. 메디슨 계열은 국내 의료기기 생산의 50%, 총수출액의 70%에 이를 정도다. 세계 유수의 학회에 국내 브랜드로 전시회를 갖는 기업은 메디슨 밖에 없을 정도로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하지만 이회장의 의욕은 지난 99년 붕괴의 조짐을 보이기 시작했다. 방만한 경영 및 차입금의 실패와 포트폴리오식 투자에 따른 위기가 야기된 것이다.

여기다 코스닥시장의 거품이 빠지고 주가가 급락하면서 투자 실패가 이어졌고 이로 인해 메디슨 전체적으로 심각한 유동성 위기에 직면했다.

결국 시장에서도 신용등급이 투기등급으로 평가되면서 사정은 더욱 악화됐다. 이회장은 급기야 무기투, 비트, 한컴, 메디다스 등의 지분을 시장에 내놓았고 여기에 크레츠테크닉 지분도 전량 매각하기에 이르렀다.

지난주 크레츠테크닉 매각 대금이 입금됨에 따라 메디슨의 유동성은 이제 문제가 없다는 것이 일반적 시각이다. 하지만 시장에서의 평가는 그리 호의적인 것만은 아니다. 수출환경도 계속적으로 악화되고 있고 향후 GE와의 경쟁 및 관계정립도 중요한 과제로 남는다.

메디슨에 따르면 "이회장은 앞으로 전체 보건의료산업 발전을 지원하는 측면을 구상하게 될 것"이라고 전한다. 메디슨과 메디슨 에코넷 총괄은 이승우 사장과 이선주 사장이 독자적으로 수행하게 된다.

이민화 회장의 퇴진에 따라 메디슨의 기업 분활은 가속화될 것으로 보여진다. 다만 연말까지는 시기상 다소 촉박, 내년 초에나 모든 법적 절차가 완료될 가능성이 높다.

메디슨 관계자들은 이회장의 퇴진에 씁쓸한 감정을 지니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메디슨 발전을 위한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겠다는 의지도 강하다.

한 관계자는 "새술은 새부대에 담는다는 심정으로 새롭게 시작해야 한다"며 그 의지를 짧게 갈음했다.

관련기사
댓글 0
답변 글쓰기
0 / 2000
메디라이프 + More
e-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