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아들·딸 골라낳기' 사이트 성행
2001.08.15 12:12 댓글쓰기
"아들이나 딸을 선택해서 낳고 싶은 분은 태어날 아이의 성별을 확인해 보세요"

얼마전 불법 낙태 사이트가 커다란 사회문제로 불거진데 이어 최근 인터넷 상에 태아의 성별을 확인해 주는 '선택임신 사이트'가 성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인터넷 상에 운영되고 있는 이들 선택임신 사이트는 10여개 정도로 확인되고 있으며 대부분 비의료인이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선택임신 사이트 현황

인터넷 상에 운영중인 kr.preXXX.com 사이트에서는 이미 임신 한 여성을 대상으로한 '성별예측 서비스'와 임신하지 않은 여성을 대상으로 원하는 성별을 임신할 수 있는 가임기간을 확인해주는 '선택임신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성별예측 서비스의 경우 온라인으로 자신의 생년월일을 비롯해 생리주기, 혈액형, 초산여부 등을 입력하면 이를 통해 현재 임신한 태아의 성별을 확인해 준다.

또 선택임신 서비스는 생년월일, 생리주기, 혈액형, 초산여부 등을 입력하고 원하는 임신시기 및 성별을 입력하면 그 결과를 알려준다.

현재 이 사이트 상에는 지금까지 10,397명이 성별확인을 실시, 그 결과 80.45%의 적중률을 보였다고 밝혔다.

사이트 운영자측은 선택임신 확인에 사용중인 프로그램에 대해 "고대 중국황실에서 왕자생산을 위해 이용하던 주변국가의 임산부 데이터와 태음력에 기초해 수 많은 검증실험을 거쳐 만들어진 프로그램"으로 "모든 예측결과는 Percentage로 환산해 제공된다"고 사이트 상에 명시해 놓았다.

www.i-XXX.net 사이트의 경우 현재 '쉐틀즈 박사의 선택임신논리·스기야마박사의 식이요법·포라드 박사의 젤리요법·이데박사의 칼슘, 철, 인 복합정제 복용법'등 외국 학자들의 연구 결과를 인용해 선택임신 방법을 자세히 소개하고 있다.

특히 이 사이트에서는 'My Love Watch'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회원으로 가입한 여성이 원하는 임신시기 및 생리주기등의 정보를 입력하면 배란예정일을 비롯해 남아 혹은 여아 임신 가능일, 금욕기간 등 피임과 임신에 대한 예측 정보를 제공한다.

www.XXXbaby.co.kr 사이트는 육아정보 코너를 통해 '아들을 낳기 위한 8가지 방법'과 '딸을 낳기 위한 6가지 방법'을 소개하고 있다.

그러나 이 사이트가 제공하는 아들을 낳기 위한 방법은 △관계하기 15분전에 소다수로 씻는다 △깊이 사정하는 체위가 좋다 △남편은 꼭 끼는 옷을 입지 않는다등 의학적으로 입증되지 않은 속설이 대부분이다.

이밖에 일부 산후 조리원에서 운영하는 홈페이지에도 이와 유사한 식으로 아들이나 딸을 선택해서 낳는 방법을 소개하고 있다.

▲전문가 진단

이처럼 인터넷을 통해 태아의 성감별 정보를 제공하는 것에 대해 의료계에서는 우리나라의 심각한 남아선호 사상에 편승해 과학적으로 인정받지 못한 가설이나 속설을 과대포장해 사이트를 찾는 사람들을 현혹하는 행위라는 지적이 일반적이다.

세브란스병원 산부인과 김세광 교수는 "현재 병원에서는 태아가 혈우병등 유전적 질환이 의심될 때 극히 제한적으로 성감별을 실시하고 있다"며 "게다가 임신초기의 육모막 검사나 임신 4개월 때 실시하는 양수검사, 그리고 초음파진단기를 통한 방법 이외에는 정확한 태아 성감별이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따라서 인터넷 상에서 제공되는 정보는 전혀 근거가 없는 것"이라고 일축했다.

산본제일산부인과 고명인 전문의는 "비의료인이 영리적 목적을 위해 태아 성감별 정보를 제공한다면 이는 거의 사기에 가깝다"고 지적했다.

한편 국내에서는 지난 87년 11월 개정 공포된 의료법에서 태아의 성감별행위등 비윤리적인 진료행위의 금지를 명문화한 이래 지난 94년 1월 개정된 의료법에는 '태아의 성감별 행위의 금지 규정을 위반한 자는 의료법 제62조의 규정에 의해 3년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이하의 벌금형에 처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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