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심전도(ECG)와 혈관 스트레스 측정, 항산화 지수 분석 등 고도화된 생체신호 센서 기술을 기반으로 스마트워치의 헬스케어 기능을 대폭 강화했다.

병원 진료실에서 이뤄지던 심장 모니터링이나 건강 지표 추적이 스마트워치만으로 가능해지면서 삼성은 예방적 건강 관리 패러다임 전환을 선언했다.

삼성전자는 7일 서울 중구 태평로 사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갤럭시 워치8 시리즈 웨어러블 센서 기술과 의료협력 사례를 공개하고 헬스케어 기능 고도화 전략을 설명했다.

브리핑에 나선 최종민 삼성전자 MX사업부 헬스 하드웨어 개발그룹 상무는 “더 작고 정교해진 센서를 통해 사용자가 일상 속에서 건강 신호를 조기에 감지하고 습관을 개선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진료실 밖에서 심전도와 이소성 박동까지 감지

갤럭시 워치8 시리즈에 새로 탑재된 심전도(ECG) 모니터링 기능은 정기 건강검진에서도 포착하기 어려운 ‘이소성 박동’까지 감지한다.

이소성 박동은 심방세동, 심부전 등 심각한 심혈관 질환으로 진행될 수 있는 불규칙 심장 박동 현상으로 이번 시리즈에선 고도화된 알고리즘을 통해 빈도 계산도 가능하다.

최 상무는 “이제는 손목 위에서 병원 수준의 검사 결과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며 "경미한 이상 징후도 조기에 감지해 선제적 대응이 가능해졌다"고 강조했다.

이번 신제품에는 수면 중 PPG(광용적맥파) 신호 측정으로 혈관 스트레스 지표를 분석하는 기능도 포함됐다. 혈류 흐름과 혈관의 경직도를 분석해 혈관 건강 상태를 평가하고 사용자 생활습관 변화에 따른 스트레스 정도 변화를 정량적으로 제공한다.

최 상무는 “이 수치는 식습관, 스트레스, 휴식 등에 따라 달라지는 만큼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심혈관 질환 예방에 중요한 참고 자료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항산화 지수까지 측정…“세계 최초 스마트 기능”

갤럭시 워치8에는 세계 최초로 스마트워치를 통한 항산화 성분 ‘카로티노이드’ 측정 기능이 탑재됐다.

바이오액티브 센서를 통해 5초 만에 피부 내 카로티노이드 수준을 감지하며, 이는 채소·과일 섭취, 자외선 노출, 음주·흡연, 스트레스 등 건강 습관의 영향을 간접적으로 보여주는 지표다.

특히 카로티노이드 수치는 항산화 상태를 나타내는 바이오마커로, 암 및 만성질환 예방 측면에서도 의미 있는 생체지표로 활용할 수 있다.

삼성은 이번 갤럭시 워치8 헬스 기능 일부에 대해 한국과학기술원(KAIST) 및 삼성서울병원과 공동 연구 및 임상 검증을 통해 신뢰성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대표적으로 ‘투 프로세스(Two-Process) 수면 모델’을 기반으로 한 ‘취침 시간 가이드’ 기능은 사용자 생체리듬 및 피로도 분석을 바탕으로 최적의 수면 시점을 계산해 건강한 수면 습관 형성을 돕는다.

최 상무는 “사용자가 센서를 통해 피드백을 직관적으로 받으면 습관 변화에 대한 동기 부여가 강해진다”며 “웨어러블 헬스 기술은 질병 관리 이전의 ‘건강 유지를 위한 도구’로 작동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삼성은 2013년 첫 워치 출시 이후 10년 넘게 웨어러블 센서 기술을 고도화해왔다.

2021년에는 기존 광학심박(PPG), 심전도(ECG), 생체전기 임피던스(BIA) 3가지 센서를 통합한 ‘3-in-1 바이오액티브 센서’를 선보였고, 2022년엔 비접촉식 적외선 피부온도 감지 기술을, 2023년엔 다양한 LED 파장을 활용한 당화산물 측정 기술도 추가했다.

최 상무는 “갤럭시 워치8 시리즈는 그간의 기술 혁신의 집약체”라며 “앞으로도 의료계와 협력해 헬스케어 미래를 선도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