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심장 상용화, 정부와 기업이 나서야'
2007.09.05 13:18 댓글쓰기
고려대학교 한국인공장기센터에서 만든 인공심장을 이식한 송아지가 마침내 90일 이상 생존했다.

'90일 생존' 의미는 송아지에 이식한 인공심장을 인체에 사용할 수 있으며 통상적인 임상시험 이전이라도 응급환자에 적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기념비적인 성공에도 불구하고 정작 한국인공장기센터 소장인 고대안암병원 선경 교수는 향후 상용화 문제에 대해 고민을 토로했다. 데일리메디가 선경 교수의 현재 심경과 향후 과제에 대한 의견을 들어봤다.

선 교수는 먼저 "드디어 우리기술로 만든 인공심장이 세계적으로 그 수준을 인정받았다"며 "송아지에 이식된 인공심장이 90일동안 무사히 작동하기 위해서는 혈액구동펌프의 기계-전자-제어기능의 성능확보가 필수적이다"고 설명했다.

선 교수는 "이뿐만 아니라 장기의 안정성, 혈액주머니와 도관 등의 생체적합성과 내구성, 흉부외과 수술팀의 수술성공 및 수술 후 효과적인 관리기법과 재활 등 일련의 과정이 체계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며 "이러한 점에서 송아지의 90일 생존은 큰 성공이다"고 밝혔다.

인공심장 이식 송아지의 90일 생존으로 선 교수가 가장 많은 질문은 언제 사람에게 사용될 수 있냐는 것.

선 교수는 "사람에게 쓰인다는 것은 상용화를 의미하는 것인데 상용화는 연구원의 의지만으로 되는 것이 아니다"며 "대학 연구팀이 할 수 있는 것은 여기까지이고 지금부터는 정부와 기업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때다"고 말했다.

실제로 하나의 기술이 상용화가 되기 위해서는 자금력이 좋은 기업 및 정부의 투자가 있어야만 가능한 일이다.

선 교수에 따르면 "초기 연구자금 투자는 정부에서 어느 정도 이뤄지고 있지만 이후 상용화 단계에 이르기 위한 대기업의 투자가 저조하다"며 "만약 대기업에서 투자를 하지 않으면 정부라도 나서서 상용화를 적극 유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제 겨우 상용화를 위한 첫 관문을 통과했을 뿐이다"며 "앞으로가 더 중요한 데 우리의 기술이 여기서 끝이 나느냐 아니면 더욱 빛을 발할 것이냐는 상용화 유무에 따라 결정 된다"고 밝혔다.

선 교수는 국내 의료기기산업은 다른 경쟁국에 비해 그 투자가 미미해 총체적인 난국에 부딪히고 있다고 말한다.

선 교수는 "인력 수준면에서는 결코 국내 연구진이 선진국과 비교해 떨어지지 않지만 상용화 단계에서 투자가 원활하지 못해 우리의 의료기기산업의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선 교수는 "만약의 경우이기는 하지만 우리기업과 정부가 상용화를 위한 투자에 소홀하다면 우수한 인재 및 기술이 해외로 빠져나갈 수밖에 없다"며 "향후 치열해질 의료기기산업의 국제경쟁에서 우리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상용화를 위한 투자에 정부 및 기업이 발 벗고 나서야 한다"고 다시 한 번 강조했다.

현재 고대 한국인공장기센터에서는 이번 인공심장과 관련해 국제 및 국제특허를 각각 2개씩 사전등록 했다. 특허등록이 아닌 사전등록을 하게 된 배경은 바로 특허등록 비용 때문이다.

선 교수는 "국제특허를 등록하는 비용 만해도 5000여만원이 든다"며 "지금 우리의 자금력으로는 이마저도 힘든 상황이다"며 "사전등록도 곧 있으면 기간이 만료돼 다른 연구팀에게 우리의 특허를 뺏길 수도 있다"고 안타까운 심정을 밝혔다.

한편, 고대 한국인공장기센터는 국내 유일의 인공심장 연구개발기관으로 2002년 복지부 국책과제를 바탕으로 설립된 이래, 인공심장을 포함 인공신장, 인공간 등의 다양한 인공장기 종합연구 개발을 해왔다.

현재 세계 최소형 휴대형 양심실 보조장치를 개발, 전임상 연구단계에 있고, 독일 베를린하트센터와 협력연구를 통해 차세대 인공심장인 자기부상형 이식형 축류 혈류펌프도 개발 중이다.

관련기사
댓글 0
답변 글쓰기
0 / 2000
메디라이프 + More
e-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