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 제약사들이 항체-약물 접합체(ADC) 신약 개발 사업을 위해 플랫폼 투자 및 기술 제휴, 공동연구, 여기에 직접 기술 개발에 나서는 등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오픈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으로 ADC 기술을 확보하고 협력 계약을 통해 다시 글로벌 진출 하는 방식도 늘고 있다. 글로벌 게임 체인저로, 시장에서 관심이 식지 않고 있다.

ADC는 표적 항암제로 크게 페이로드(약물, 암세포를 죽이는 강력한 독성 항암 성분), 항체(암세포 표면에 있는 특정 표적(단백질)), 링커(항체와 약물을 연결해 주는 고리)로 이뤄졌다.

쉽게 말해 암 세포만 타깃해 파괴하는 것으로 차세대 항암제로 부상한지 오래다. 당장 글로벌 기업은 물론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도 ADC 신약 개발에 경쟁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국내 제약사 ‘ADC’ 선점 위한 개발 경쟁 본격화

최근 일동제약 그룹 산하 신약 개발 자회사 아이디언스는 동아쏘시오그룹 ADC 플랫폼 기업 앱티스와 차세대 이중 페이로드 ADC 공동개발에 착수하기로 했다.

아이디언스의 PARP 저해 표적 항암제 ‘베나다파립’에 앱티스의 위치 선택적 접합 기술 ‘앱클릭(AbClick)’을 접목, 하나의 항체에 두 가지 약물을 탑재하는 혁신 ADC를 개발한다

두 회사는 후보물질 도출과 전임상 연구를 위한 PoC(실증) 작업에 착수하고, 향후 확보되는 연구 데이터와 결과물 등을 토대로 다양한 암종에 적용이 가능한 신약 개발 창출에 나선다.

삼진제약은 오픈이노베이션을 통해 다수 바이오텍과 협력하며 연구에 공을 들이고 있다. 지난 2023년 8월 바이오 기업 에피바이오텍과 ADC·유전자치료제 기술 개발 MOU를 맺었다.

이어 2024년 1월 항체 신약 개발 기업 노벨티노빌리티와도 공동연구 협약을 체결하고, 해당 회사의 독자 링커 기술을 활용해 LP 결합체를 만들었다.

가장 최근인 지난해 12월에는 또 다른 신약 개발 벤처 에이피트바이오와 신규 기전 링커-페이로드 결합체를 활용한 ADC 공동개발 계약을 체결하는 등 연구를 활발히 진행 중이다.

종근당은 해외 ADC 플랫폼 기술 도입과 자체 개발을 병행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2023년 2월 네덜란드 시나픽스로부터 toxSYN 등 3종의 ADC 플랫폼 사용권리를 확보했다.

이를 활용해 종근당은 C-MET 표적 비소세포폐암 ADC 신약(과제명 CKD-703)을 개발 중이다. 최근 미국서 임상 1/2a상 승인을 받았고, 자회사를 통해선 ADC CDMO 사업도 착수했다.

특히 종근당의 C-MET 타깃 ADC는 아직 승인 사례가 없고 글로벌 제약사 애브비가 작년 제출했던 후보(Teliso-V) 등과 차세대 c-MET ADC로 글로벌 경쟁에 도전하고 있다.

ADC 항암제 年 평균 20% 성장···글로벌 제약사도 눈독

국가신약개발재단 등에 따르면 전세계 ADC 치료제 시장은 2022년 약 58억 달러(7조6천억원) 규모에서 연평균 20%를 웃도는 성장률로 2026년 약 130억 달러(17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나아가 2028년에는 약 300억 달러(42조원)에 이를 것이라는 예측도 있으며 일부 분석기관은 2030년경 500억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대표적으로 다이이찌산쿄의 엔허투(Enhertu)는 HER2 양성/저발현 유방암 등에서 혁신적 효과를 입증해 글로벌 매출 급성장과 적응증 확대로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또한 다이이찌산쿄는 Datopotamab-DXd 등 후속 ADC 파이프라인도 보유해 ADC 분야 선두주자로 부상했다. 론자(Lonza)는 ADC 분야에서 빼놓을 수 없는 글로벌 CDMO 강자다. 

스위스에 본사를 둔 론자도 일찍이 ADC 원료의약품 생산 역량을 갖추고, 다이이찌산쿄·길리어드 등 다국적 제약사의 ADC 의약품을 제조해왔다. 

이 밖에 애브비, 화이자, 길리어드, 얀센 등 다수의 글로벌제약사가 미래 항암 파이프라인의 핵심으로 삼아 개발을 이어나가고 있다. 기술 제휴를 통해 ADC 플랫폼을 강화하는 추세다. 

서근희 삼성증권 리서치센터 수석연구위원은 “ADC 분야는 타깃 항원이 한정적이어서 속도 경쟁이 관건”이라며 “신속히 승인을 확보하고 시장을 선점하는 전략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