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립선암 환자를 치료할 때는 병만 보는 게 아닙니다. 환자 나이와 건강 상태, 암(癌)의 악성도 및 삶의 질(質)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합니다. 앞으로도 이런 철학을 바탕으로 전립선암 조기진단과 맞춤 치료의 가치를 환자 중심으로 실현해 가겠습니다.”

SNU건전비뇨의학과 이상은 원장은 최근 데일리메디와 만난 자리에서 “전립선암은 환자 개인 상황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최적의 치료 방침을 세우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PSA 검사 도입 선구자…전립선암 조기진단 길 열어

이상은 원장은 국내 비뇨의학계를 대표하는 전립선암 권위자로 꼽힌다.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출신으로 서울의대 비뇨의학과 과장, 분당서울대병원 비뇨의학과 과장을 역임했다.

또한 대한전립선학회 회장을 지내며 전립선암 연구와 진료체계 발전에 큰 역할을 했다.

특히 국내에 전립선특이항원(PSA, Prostate-Specific Antigen) 검사를 도입, 전립선암 조기 진단의 새로운 전환점을 만든 인물로 평가받는다.

그는 1990년대 초 PSA 검사가 생소했던 시절 미국 듀크대 연수과정에서 이 검사의 임상적 가치를 확인 후 귀국해 국내에서 PSA 수치 기준을 정립하고 검사 보급에 적극 나섰다.

PSA는 전립선에서만 분비되는 단백질로, 혈액 내 PSA 농도를 측정하면 전립선암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다. 정상 범위는 3.0ng/mL 이하를 기준으로 하며 이를 초과하면 정밀검사가 필요하다.

이상은 원장은 “PSA 검사 이후 조기 진단이 가능해져 환자 생존율이 비약적으로 향상됐다”며 “여전히 전립선암을 조기에 진단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학병원 풍부한 진료 경험, 환자 중심 진료체계로 확장

수 십년 간 대학병원에서 진료와 연구를 이어온 이 원장은 지난해 서울 SNU건전비뇨의학과에 합류했다.

SNU건전비뇨의학과는 전립선암 조기진단과 맞춤치료에 특화된 의료기관으로, 대학병원 수준의 진료체계를 1차 의료기관에 구현하는 것을 지향한다. 

개원 초기부터 3.0테슬라(3T) MRI와 64채널 CT 등 첨단 장비를 도입해 활용하고 있으며, 이를 기반으로 MRI 연동 표적 전립선 조직검사를 하루 만에 원스톱으로 진행하는 진료체계를 구축했다.

특히 2024년 10월 개원 이후 불과 8개월 만에 전립선 조직검사로 600명의 전립선암 환자를 확진했다. 국내 전체 전립선암 환자가 연간 약 2만명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결코 적잖은 수치다.

그는 “대학병원에서 쌓은 임상 경험과 협진 시스템을 바탕으로 환자들이 신속하고 정밀한 진료를 받을 수 있는 환경을 이어가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대학병원 이상의 정밀성과 속도를 겸비한 진료체계를 완성해 전립선암 환자들이 최적의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전립선암 남성암 발생률 2위…조기발견 중요

이상은 원장은 “전립선암은 초기 증상이 거의 없어 조기발견이 특히 어렵다”며 조기진단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전립선암은 2022년 한 해 동안 2만754명이 새로 발생했다. 남성암 발생 순위도 1년 만에 2계단 올라 폐암 다음으로 두 번째로 많이 발생하는 암이 됐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전립선암은 남성암 순위 4~5위에 머물렀지만 최근 환자가 빠르게 늘면서 우리나라 남성 건강을 위협하는 주요 암으로 자리 잡았다.

그는 “증상이 없어 방심하다가 병이 상당히 진행된 뒤 발견되는 사례가 여전히 많다”며 “적시에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5년 생존율이 95% 이상으로 높은 만큼 조기진단을 위한 노력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50세 이상 남성이나 가족력이 있는 경우는 반드시 정기적으로 PSA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 원장은 불필요한 두려움으로 검진을 미루는 게 가장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그는 “검사를 미루다 전립선암이 뼈나 다른 장기로 전이되면 치료가 훨씬 복잡하고 생존율도 급격히 낮아진다”며 “조기검진은 환자 생명을 지키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전립선암 조기진단과 맞춤치료 가치를 널리 확산시켜 환자들 생존율을 높이는 데 기여하고 싶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