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제약사 화이자의 암 치료제 회사 시젠 인수가 최종 승인됐다.
유럽연합(EU)은 19일(현지 시각) 미국 제약사 화이자의 시젠(Seagen)社 인수를 19일 최종 승인했다. EU는 두 회사 합병이 치료제 가격에 악영향을 끼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최종 승인했다.
앞서 화이자는 암 치료제 포트폴리오 확대 차원에서 지난 3월 시젠 인수를 하기로 결정했다. 당시 화이자는 430억 달러(한화 약 56조원)를 투자하기로 했다.
시젠은 항체-약물 접합체(Antibody-Drug Conjugate, ADC) 타입의 치료제를 개발하는 업체다. 화이자는 ADC 후보물질을 다수 보유한 시젠을 430억 달러(약 58조원)에 인수한다고 밝혔다.
당시 앨버트 불라 화이자 최고경영자(CEO)는 이에 대해 “우리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를 사는 것”이라며 “시젠 인수는 화이자의 항암제 분야 혁신을 가속화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미 연방거래위원회 FTC의 심사 절차가 남아 있으나 통과될 경우 연내 인수가 가능하다.
화이자는 공식 성명을 통해 "올 12월까지 합병을 마무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ADC는 암세포 표면에 있는 특이적 항원에 결합하는 항체와 세포 독성 약물이 결합한 형태의 표적항암치료제로, 화이자가 천문학적인 돈을 들여 인수에 나서는 이유는 성장성과 더불어 차세대 항암제로 ADC가 뜨고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ADC 시장의 경우 오는 2026년 130억 달러(약 19조원)가 전망된다.
실제로 국내에서도 삼성바이오로직스, 삼진제약 등이 ADC 투자를 위해 개발사를 인수하고 항암제 개발 및 플랫폼 구축에 나서는 등 관련 투자가 늘어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ADC 생산 공장 건립 및 ADC 생산을 위한 TF(태스크포스)를 꾸리는 등 ADC 등 차세대 의약품 시장 투자에 적극적이다. 당장 내년부터 ADC 생산을 가동하겠다는 목표다.
지난 4월 삼성물산과 함께 조성한 ‘라이프 사이언스 펀드’를 통해서 ADC 개발사 '아라리스 바이오텍'에 투자했다. 국내 기업 중에서도 '에임드바이오'에 투자하는 등 ADC에 대한 관심이 크다.
특히 에임드바이오는 지난 2018년에 설립된 회사로, 삼성의료원 연구 성과를 기반으로 한 독자 기술로 파이프라인을 개발해 업계 주목을 받고 있다.
삼진제약은 금년 1월 항체 신약개발 기업 ‘노벨티노빌리티’와 ADC 신약개발 공동연구 협약을 맺었다. 삼진제약은 ADC에 사용할 새 기전의 페이로드(약물)를 발굴하고, 노벨티노빌리티는 삼진제약의 페이로드에 링커 기술을 활용해 ‘링커-페이로드 결합체(LP결합체)’를 개발 계획이다.
또, 지난 8월에도 ‘에피바이오텍’과 ADC 기술개발 계약을 맺고 연구에 들어간 바 있다. 삼진제약은 마곡연구센터 준공 이후 신규 파이프라인 확보 및 기존 물질 개발 가속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국내 제약바이오 업체들은 물론 글로벌 제약사인 화이자까지 본격적으로 ADC 시장에 뛰어들면서 새롭게 떠오르는 먹거리 경쟁에 불이 붙고 있는 모습이다.
최진호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