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체 개발에 후보물질 도출 전(前) 잭팟 '유한양행'
길리어드사와 지방간치료제 9000억대 계약, '한국제약사 글로벌 위상 제고'
2019.01.08 05:16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양보혜 기자]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신약개발 제약사로 체질 개선에 나선 유한양행이 연이어 연구개발(R&D) 성과를 쏟아내고 있다. 특히 이번 기술수출은 여러 측면에서 중요한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7일 유한양행은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전 세계 제약업계 최대 행사인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에서 미국 제약사 길리어드사이언스와 약 9000억원에 달하는 기술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기술수출은 유한양행에게 남다른 의미가 있다. 우선, 기술이전에 성공한 비알콜성 지방간질환(NASH) 치료제가 유한양행의 자체 개발 프로그램이었다는 것이다.


이정희 사장 취임 4년 동안 유한양행은 R&D에 대규모 자본과 인력을 투입해왔다. 신약개발은 자체 기술력으로 추진되거나 오픈 이노베이션 방식으로 주로 진행된다.


지난해 성사된 두 건의 대규모 계약은 모두 오픈이노베이션 산물이었다.


7월 미국 스파인바이오파마에 이전한 퇴행성디스크치료제 'YH14618'은 엔솔바이오사이언스로부터 도입한 것이고, 11월 얀센 바이오테크에 수출한 비소세포폐암치료제 '레이저티닙'은 오스코텍으로부터 도입해 임상을 진행한 뒤 수출했다.


이번 계약은 유한이 자체 과제로 선정해 개발 중이던 치료제의 가치를 인정받았다는 측면에서 뜻깊다. 쉽게 말해 글로벌 시장에서 유한양행의 신약개발 기술력을 입증한 셈이다.


게다가 유한양행의 NASH 신약은 후보물질조차 도출되지 않은 상황에서 그 가능성을 높게 평가받았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다. 

과제 진행 초기에 라이선스 아웃이 이뤄질수록 투자 대비 효과가 크며, 여기에 투자될 비용을 다른 연구에 투입할 여력도 생기기 때문이다.


유한양행은 길리어드사이언스와 비임상 연구를 공동으로 진행하고, 글로벌 임상 개발은 길리어드가 담당하게 된다. 전임상에 들어가면 마일스톤이 유입된다.


사실 길리어드사이언스는 간질환 분야에 전문성을 갖추고 있으며 이미 다양한 연구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그 중에서 NASH 치료제인 ASRK1 억제 기전의 ‘셀론서팁’은 올해 임상 3상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길리어드사이언스의 파이프라인에는 NASH 치료제 과제가 이미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후보물질 도출도 안 된 유한양행의 신약을 사들인 것은 그만큼 경쟁력이 높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현재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허가받은 NASH 치료제가 전무하다. 이에 따라 제품 개발 및 상용화에 성공하면 높은 시장을 선점할 수 있다는 점에서 머크를 비롯해 글로벌 제약사들도 뛰어들고 있다.
 

아울러 유한양행은 연이어 터진 잭팟으로 국내 매출 1위이자 혁신 신약 개발 제약사로서의 입지를 한층 강화하게 됐다.
 

유한양행은 그동안 매출 1위 제약사임에도 불구하고 도입상품 매출 비중이 높다는 지적을 꾸준히 받아왔다. 이에 이정희 사장 취임 후 체질 개선을 위해 R&D 투자를 늘리는 방식으로 사업구조를 개편해왔다.
 

문제는 R&D 투자가 증가할수록 영업이익이 떨어져 수익성 악화에 대한 우려가 있었다. 그러나 이 사장의 뚝심있는 결단으로 작년 총 14억7000만 달러의 수출계약과 새해 첫 라이선스 아웃 성과를 이뤄냈다. 
 

최순규 연구소장은 "지난해 체결한 수출계약과 마찬가지로 이번 길리어드사이언스와의 라이선스 계약도 밤낮으로 진행된 전화 회의와 미팅 등을 무수히 거쳐 타결됐다"며 "이번 계약은 유한양행의 자체신약 과제이고 후보물질 도출 전에 이뤄진 것이라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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