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십자·일동제약 사연(私緣) 무색해진 ‘M&A설’
오랜 이웃이자 오너 자제들은 고교 동문, 지주사 전환 무산 추이 촉각
2014.01.26 20:00 댓글쓰기

사(私)가 공(公)을 넘지 못하는 관계는 오랜 기간 친분을 쌓아온 녹십자와 일동제약의 최근 행보를 통해 여실히 입증되고 있다.

 

국내 제약계가 걸어온 역사만큼 깊어진 기업 오너간의 친분이 회사의 공적 향배에는 영향을 미치지 못한 것이다.

 

지난 24일 일동제약 임시 주주총회 ‘기업분할 상정’ 안건에서 녹십자는 지주사 전환 반대 표를 던졌다. 녹십자는 지주사 전환에 찬성하는 주주들 의견과 다른 시각을 갖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결국 일동제약의 지주사 전환 꿈은 표결에서 밀려 무산됐다.

 

앞서 녹십자는 일동제약 기존 보유지분율 15.35%에서 29.36%로 늘리며 일동제약 윤원영 회장 및 최대주주 지분율과 불과 4.8% 차이로 좁혔다.

 

지주사 전환 안건이 상정될 임시 주주총회 직전에 벌어진 일이었기 때문에 이때부터 일동제약에 대한 녹십자의 ‘적대적 M&A’ 행보 여부에 이목이 집중되기 시작했다. 

 

녹십자 측은 향후 일동제약 ‘인수’ 계획이 없다고 밝혔지만 이번 주총에서 지주사 전환을 반대한 점, 그리고 이전 소규모 제약사 인수 등에 적극적이었던 사실들에 근거해서 녹십자 의중은 앞으로 뚜껑을 열어봐야 한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특히 녹십자의 故 허영섭 전 회장과 일동제약 윤원영 회장의 친분과 이들 오너 2세들의 학연 관계가 있기 때문에 이번 행보는 그 만큼 업계에 적잖은 충격을 안겼다. 윤원영 회장은 임시주총 전, 모 언론과 인터뷰에서 녹십자와의 친분을 내세우기도 했다.

 

업계에 따르면 일동 윤원영 회장은 故 허영섭 녹십자 전 회장과 옆집에 살아오는 등 두터운 친분을 쌓아온 가운데, 동생인 현 허일섭 회장과의 관계도 긴밀하다.

 

아울러 윤 회장의 장남인 윤웅섭 부사장과 故 허영섭 전 회장의 차남인 허은철 부사장은 영동고등학교 동문으로 인연을 맺어왔다.

 

하지만 현재 녹십자의 이 같은 행보에 따라 앞으로 허은철 부사장이 故 허영섭 회장 아들인 만큼 녹십자 경영을 맡고, 숙부인 허일섭 회장이 일동제약을 경영하게 될 것이란 뜬소문까지 퍼져 녹십자와 일동제약의 오랜 친분관계는 금이 가고 있는 실정이다.

 

또 앞서 녹십자가 삼천리제약을 인수 추진했던 점 그리고 상아제약과 경남제약을 흡수합병 했었던 사실 등을 미뤄봤을 때 이번 일동제약에 대한 행보가 적대적 M&A를 위함이란 관측이 우세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녹십자는 이러한 관측을 전면 부인했다. 녹십자 고위 관계자는 “일단 일동제약과 M&A를 진행할 생각은 전혀 없다. 오너 일가 간 어떠한 일들이 있어왔는지와 현재 관계에 대해서도 전혀 알 수 없는 일”이라고 밝혔다.

 

일동제약 관계자는 “회사 오너들이 과거 서로 옆집에 살았고, 오랫동안 제약계에 몸담고 있었던 만큼 자연스럽게 왕래가 있었던 것으로 안다. 하지만 관계가 소원해진 일은 전혀 없을 것이란 추측이다. 구체적인 부분까진 알지 못한다”고 전했다.


이영성·이슬기 기자 (lys@dailymedi.com) 기자의 다른기사보기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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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관리자 03.13 16:06
    잠시 착오가 있었습니다. 지적 감사합니다.
  • 私然? 03.13 08:53
    사적인 인연을 말씀하시는 것 같은데 그런 단어도 없거니와 굳이 만들어 쓰신다면 그럴 然이 아니라 인연 緣을 써야 맞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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