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양보혜 기자] 유한양행이 1조 4000억원이 넘는 초대형 기술이전 계약으로 '잭팟'을 터뜨렸다. 2015년 한미약품의 기술수출에 이어 제약산업계에 새 역사를 쓸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5일 유한양행은 얀센 바이오텍(이하 얀센)과 비소세포폐암 치료를 위한 EGFR 저해제 레이저티닙(YH25448)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반환의무가 없는 계약금 5000만 달러(약 560억원), 단계별 마일스톤 12억500만 달러(약 1조4000억원)로 총 계약규모는 12억5500만 달러(약 1조4072억원)다.
향후 순매출액에 따라 경상기술료를 수취할 예정이다. 계약지역은 한국을 제외한 미국, 유럽 등 전세계다.
이번 계약규모는 한미약품과 사노피의 기술 이전 계약 체결 이후 두 번째로 큰 액수다.
타그리소 대항마 꼽힌 레이저티닙 저력 '과시'
유한양행은 오스코텍의 제노스코로부터 '레이저티닙' 기술을 도입, 국내 임상 1b/2a상을 진행했으며, 연내 국내 임상을 완료할 예정이다. 내년에는 유한양행이 국내 임상 2b상을, 얀센은 글로벌 임상 2b상을 추진한다.
레이저티닙은 경쟁약물인 타그리소의 대항마로 꼽혔다. 올해 3개의 포스터를 국제 학회에서 발표하면서 시장 및 글로벌 제약사들의 관심이 높았던 후보물질이다.
지난 4월 미국암학회(AACR)에서 발표한 전임상 결과를 보면 경쟁약물인 3세대 비소세포폐암치료제 타그리소(성분명 오시머티닙)보다 뛰어난 종양감소효과를 보였으며, 뇌혈관장벽 통과가 가능해 뇌전이된 폐암환자에서도 효능을 확인했다.
6월 미국임상종양학회(ASCO)에서 발표된 임상 1/2상 데이터에 따르면, 객관적 반응률(ORR)이 64%로 나와, 타그리소의 임상 1/2상 51% 대비 매우 우수한 치료율을 보였다.
유한양행의 이정희 대표이사 사장은 "유한양행은 폐암으로 고통받고 있는 환자분들을 위한 효과적인 치료방안으로 레이저티닙을 개발하고자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폐암 및 항암제 연구개발과 관련한 얀센의 우수한 과학적 전문성을 고려할 때, 얀센은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최상의 전략적 파트너"라고 말했다.
유한양행 주가, 한미약품 같은 퀀텀점프여부 관심
3분기 실적 하락으로 하향세를 보였던 유한양행의 주가가 급등하고 있다. 이번 기술수출의 경우 계약금만 560억원에 달해 일시에 영업이익으로 계상될 경우 실적에 미칠 영향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5일 12시 현재 유한양행의 주가는 23만1000원으로 전일 대비 29.78%(5만3000원) 오른 상한가를 기록했다. 레이저티닙을 기술수출한 오스코텍도 같은 시간 5600원(21.75%) 오른 3만1350원에 거래 중이다.
이번 기술이전 계약으로 유한양행 주가가 퀀텀점프(단기간에 비약적 발전) 할 수 있을지도 업계 관심사다.
한미약품의 경우 2015년 베링거인겔하임과의 기술수출 계약 성사 이후 한 해 동안 주가가 10만원에서 최고 86만원으로 8배 넘게 오른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하나금융투자 선민정 애널리스트는 "유한양행 기술이전은 제약바이오 섹터 투자자들이 오랫동안 기다렸던 초대박 기술이전"이라고 평하며 "3분기 어닝 쇼크로 하향했던 유한양행의 목표주가를 다시 31만원으로 상향한다"고 밝혔다.
SK증권 이달미 애널리스트도 "이번 기술수출은 한미약품 이후로 사상 최대 규모의 기술수출로 제약‧바이오 업체의 주가 전반에 긍정적일 전망"이라며 "이 치료제를 유한양행으로 기술수출한 오스코텍 역시 주가 반등이 예상된다"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