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下] 콜린알포세레이트가 임상 재평가와 선별급여로 흔들리면서 국내 인지기능 개선제 시장은 '치료 효과'에서 환자의 '복약 순응도' 중심으로 재편되는 분위기다.

의료계와 제약업계는 "약(藥) 효과가 유사하다면 결국 환자가 꾸준히 먹을 수 있는 약제가 우위"라고 판단하며 은행엽건조엑스를 대체 치료옵션으로 주목하고 있다.

은행엽제제 부상…1일 1회 복용에 경제적 부담도 적어 

은행엽제제는 기존에는 '혈액순환 개선제' 정도로 인식됐지만, 최근 학회·세미나·해외연구 등을 통해 뇌혈류 개선 및 항산화·신경보호 효과가 부각되면서 '인지기능 개선'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재평가되고 있다.

특히 1일 1회만 먹는 복용 방식은 고령층에 가장 큰 장점으로 꼽힌다. 실제로 콜린알포세레이트는 1일 2~3회 복용이 기본이지만 은행엽제제는 1일 1회 복용으로 인해 나이가 많은 사람들일지라도 약(藥) 먹는 것을 잊거나 중단 가능성이 낮다. 

여러가지 약을 복용해야 하는 노인 환자에게는 이 같은 단회 복용 방식이 치료 실효성과 직결될 수 있다.

실제로 노인환자는 복용 약이 많아질수록 깜빡하거나 중단하는 경우가 증가하는데, 1일 1회 구조는 이를 대폭 줄인다.

또한 은행엽제제가 비급여라도 실제 월(月) 부담은 콜린알포세리이트와 별반 차이가 없다는 측면도 강점으로 꼽힌다. 

콜린 환자 본인부담율이 80%로 늘어나면서, 1일 2회 복용할 경우 환자부담금은 월 2만1360원~2만5200원이 됐다. 반면 은행엽(240mg)은 1만6500원으로 더 적다.

의사 및 병의원 입장에서도 건강보험 삭감 및 코드 관리 리스크가 없는 약제라는 점이 매력적이다.

경도인지장애 환자에서 콜린제제 처방 시 삭감 가능성이 높아진 반면 은행엽제제는 진단코드와 무관하게 비급여로 안정적인 처방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최호진 한양대구리병원 신경과 교수는 "콜린제제 선별급여 시행 이전부터 이에 대한 우려가 있었기 때문에 현재 은행엽제제로 일정 부분 대체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선별급여를 언급해도 지속 처방을 원하시는 분들도 많지만 경제적으로 부담이 되거나 급여 환자의 경우 투약 변경을 요청하는 경우가 있다"고 덧붙였다.

향후 은행엽제제 240mg, 표준용량 자리매김 예상

현재 의료 현장에서 은행엽제제는 80mg 급여 품목을 활용해 시장에 진입한 뒤 장기적으로 240mg 표준용량으로 전환하는 흐름이 예상된다.

의료현장에서는 "실제 환자에게 의미 있는 용량은 240mg"이라며 "80mg은 '시장 진입을 위한 교두보' 성격이 강하다"는 데 공감대가 형성돼있다.

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80mg은 급여 접근성이 좋아 초기 처방에 쓰이지만, 장기적으로 관리해야 하는 환자는 240mg으로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며 "1일 1회 복용 구조라 환자들이 가장 선호한다"고 말했다.

의료계에서는 240mg을 '실제 치료에 쓰는 표준 용량'으로 인식하고 있으며, 특히 ▲경도인지장애 ▲초기 인지저하 ▲노인 환자에서 복약 순응도가 높다는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실제로 은행엽 240mg의 경우 12~24주 복용 시 위약 대비 우수한 인지기능 및 신경정신증상 개선 효과가 입증됐으며, 스페인·스위스 등 여러 가이드라인에서 경도인지장애 증상 개선 치료제로 권고됐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콜린알포세레이트 선별급여 이후 240mg 중심으로 시장 재편이 한층 빨라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제약업계, 환자 복약순응도 고려 '크기 작은약' 경쟁 예고

은행엽 제제가 빠르게 부상하는 가장 현실적인 이유는 복약 순응도 우위다. 

업계 관계자들은 공통적으로 "효과가 같다면 결국 꾸준히 먹을 수 있는 약이 좋은 약"이라고 강조했다.

콜린은 1회 용량이 크고, 하루 2~3회 복용해야 하므로 총 부형제가 많아 위장 부담이 생긴다는 지적이 제기돼왔다.

이에 따라 은행엽제제도 정제 크기와 중량 측면에서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되는데, 제조사마다 정제 크기가 최대 40~45% 이상 차이나는 것으로 파악됐다.

부형제를 줄이면서 동일한 용출·흡수 특성을 유지했다는 것은 제조 공정·제형 설계 기술력이 높다는 의미이기 때문에 경쟁력을 보여주는 지표로도 해석된다.

즉, 정제가 작다는 것은 단순히 크기 문제가 아니라 효과 및 편의성·기술을 균형 있게 확보했다는 긍정적 신호로 받아들여지는 분위기다.

은행엽제제 생산 관련 주요 수탁제약사별로 비교해 보면 코스맥스파마가 제일 작은 크기 의약품을 생산한다. 이어 풍림무약, 씨엠지제약, 한국파마 순으로 크기가 작은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환자들은 실제로 크기가 작은 정제를 더 선호한다. 특히 고령층은 약(藥)을 삼키기 어려운 큰 정제를 기피한다"고 말했다.

이어 "콜린제제 임상 재평가 결과가 나오는 2027년이 시장 재편의 최종 분기점이 될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향후 시장 판도는 효과 논란을 넘어 복약 순응도와 복용 편의성 중심으로 재편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