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파민 신경세포 잠재워 파킨슨병 유발 물질 발견
IBS 이창준 단장팀, 기존 이론 뒤집어···'도파민 잠재우는 '가바(GABA)' 원인'
2020.01.10 11:37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임수민 기자] 국내 연구진이 도파민 신경세포를 잠들게 해 파킨슨병을 유발하는 물질을 찾아냈다.
 

기초과학연구원(IBS) 인지·사회성 연구단 이창준 단장 연구팀은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서울아산병원과 공동으로 뇌에서 분비된 신경전달물질 ‘가바(GABA)’가 파킨슨병을 유발한다는 사실을 규명했다고 10일 밝혔다.
 

나이가 들수록 발병 확률이 높아지는 파킨슨병은 퇴행성 뇌질환으로 근육이 굳고 동작이 느려지며 각종 운동 기능에 이상이 생긴다.
 

기존에는 도파민 신경세포가 사멸해 도파민을 생성하지 못한다는 것이 파킨슨병의 원인으로 알려져 있었다.
 

연구팀은 뇌 속 가장 많은 별 모양의 ‘별 세포’라 불리는 비신경세포에서 분비된 가바가 도파민 분비 신경세포를 잠들게 해 파킨슨병을 유발한다는 사실을 밝혀내며 기존 이론을 뒤집었다.
 

연구팀은 파킨슨병이 발생한 실험용 쥐에 가바 억제제를 투여한 결과 도파민 생성이 원활해지면서 운동 기능이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추가적으로 연구팀은 쥐의 도파민 신경세포를 빛으로 자극하는 광유전학적 실험을 진행했는데 빛 자극으로 도파민 신경세포를 잠들게 하거나 깨운 후 그에 따른 걸음 수 변화를 관찰했다.
 

그 결과 정상 쥐의 도파민 신경세포를 잠들게 하면 걸음 수가 줄어들고, 파킨슨병 쥐의 도파민 신경세포를 깨우면 걸음 수가 늘어났다.
 

현재 파킨슨병은 부족한 도파민을 보충하는 ‘레보도파’를 복용하며 치료하고 있지만, 이는 근본적으로 파킨슨병을 치료할 수 없고 장기복용 시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
 

연구팀은 파킨슨병 초기에 도파민 신경세포가 사멸하지 않고 살아 있기 때문에 이때 가바를 조절하면 치료가 가능하다고 전했다.
 

이창준 단장은 “기존 파킨슨병 이론을 뒤집어 새로운 치료에 방향을 제시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앞으로 파킨슨병의 근본적 치료를 위한 신약 개발에 기여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 성과는 국제학술지 '커런트 바이올로지'(Current Biology) 온라인판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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