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당뇨병학회 권고사항 추가···한국 2형환자 급여화 기대
ADA, 치료 가이드라인 업데이트···연속혈당측정기·리라글루타이드 주목
2019.11.14 18:45 댓글쓰기

미국당뇨병학회(이하 ADA)가 ‘2019 당뇨병 기준지침’을 업데이트하며 제2형 당뇨병 환자들을 위한 새로운 권장 약물을 추가하고 연속혈당측정기(CGM) 활용을 적극 권고했다.

이번 가이드라인 개정에서는 기존 제2형 당뇨병 환자들에게 급여화가 적용되지 않았던 리라글루타이드(빅토자) 효용성과 기존에도 활용이 적극 권장됐던 CGM 활용의 중요성이 재강조, 국내 유관 학회들도 해당 약제와 CGM 활용도가 확대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

ADA가이드라인 개정과 함께 대한당뇨병학회 입장 등 향후 제2형 당뇨병 환자의 급여 혜택이 확대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앞서 ADA는 공식학술지인 ‘Diabetes Care’ 7월 31일자 온라인판을 통해 당뇨병치료 가이드라인을 업데이트했다.

개정된 내용은 ADA 산하 전문실무위원회(PPC)가 검토했으며, 이번 업데이트에서 ADA는 ▲제2형 당뇨병 환자들을 위한 새로운 권장 약물 ▲지속혈당감시(CGM) 활용에 대한 권고사항을 일부 개정했다.

우선 권고 약제로는 GLP-1 계열 약제 릴리의 둘라글루타이드 중요성을 강조했다.

ADA는 심혈관질환(CVD)에 이점이 있다고 널리 알려진 GLP-1 계열 약제의 사용을 권고했다. 둘라글루타이드는 대규모 심혈관결과시험(CVOT)에서 주요 심혈관질환 이상반응(MACE)에 대한 우월성을 보였다.

이어 10세 이상 제2형 당뇨병 환자에게 리라글루타이드를 새로운 권고 약제로 추가했다. 또 CGM 활용을 적극 권고했으며, 이를 위해 표준화된 연속혈당측정기 활용시 권장되는 지표를 요약한 표를 별도 추가했다.

ADA는 “CGM을 활용하는 것만으로도 약 1%에 달하는 당화혈색소(HbA1c) 감소 효과가 확인됐다”고 밝혔다.

ADA는 또 “CGM을 통해 취득한 데이터는 영양치료와 운동 등 환자들의 일상관리 지도에 활용될 수 있다”면서 “이를 통해 환자 저혈당 증상을 예방하고 처방약물을 조절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국내서도 ADA 가이드라인 주목…당장 반영 안하지만 추후 논의

국내 당뇨병 연관학회들도 ADA 가이드라인을 주목하고 있다. 다만 국내 상황과 해외 여건 간에는 차이가 있기 때문에 당장에 가이드라인을 개정하지는 않는다는 입장이다.

대한당뇨병학회는 가이드라인 개정에 대해  미국학회 가이드라인 개정 내용을 곧바로 우리나라에 적용하기에는 제반 사항 등에 있어서 무리가 있다는 판단이다.

이 때문에 현 권고안 자체는 유지하되, 차후 위원회에서 상기 연구내용을 포함해 추가 업데이트에 포함시킬지여부를 논의할 예정이다. 특히 지속혈당감시장치(CGMS)에 대해선 환자 삶의 질 측면에서 매우 유용하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대한당뇨병학회 관계자는 “CGMS는 여러 연구들에서 자가혈당측정만 하는 경우보다 당화혈색소를 더 낮추고 저혈당무감지증이나 잦은 저혈당을 경험해 삶의 질이 떨어진 환자들에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현재 국내에서는 인슐린 다회요법을 받는 제1형 당뇨병 환자에서 CGMS의 소모품에 대한 건강보험이 최근 적용돼 보다 많은 환자들이 이를 이용하고 있다.

하지만 인슐린을 사용하지 않는 제2형 당뇨병 환자에게는 급여화가 적용되지 않고 있다. 학회는 ADA가 가이드라인에서 언급한 것처럼 CGM이 혈당 조절에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당뇨병학회 관계자는 “ADA에서 제시한 CGM 권장 지표는 가급적 목표 혈당 범위에 들어간 혈당이 70%이상, 그리고 저혈당은 4%미만에 있을 것을 권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CGMS에서 제시되는 Ambulatory Glucose Profile은 시각적으로 환자 혈당이 어느 범위에 있는 지를 볼 수 있기 때문에 매우 이상적으로 혈당 조절을 할 수 있다”며 “보다 많은 연구가 진행돼 CGMS가 다수의 환자들에게 적용될 수 있어야 할 것”이라며 급여화 확대 필요성을 조심스럽게 피력했다.

ADA에서 새로운 권장약물로 추가한 리라글루타이드(빅토자)에 대해서도 급여화 확대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GLP-1 유사체 중 하나인 리라글루타이드는 최근 NEJM에 출판된 임상시험을 근거로 10~17세 소아청소년 연령에서의 당뇨병의 치료제로 FDA 승인을 받았다.

대한소아내분비학회 부총무이사인 김재현 교수(분당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는 “현재 소아청소년 연령의 2형 당뇨병에서 메트포민과 지속형 인슐린을 사용하는 것이 표준치료법이지만 이러한 치료로 목표 혈당에 도달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이럴 때에는 식사 인슐린을 추가로 투여해야 하지만, 소아청소년 2형 당뇨병 환자에게 식사 인슐린을 투여하는 것은 순응도가 떨어지는 매우 어려운 상황이 초래될 수 있다.

김 교수는 “우리나라에서도 급여화돼 소아청소년 2형 당뇨병 환자들이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되길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소아청소년 2형 당뇨병 환자가 GLP1-RA를 사용하게 된다면 인슐린 투여에 비해 주사 투여 횟수를 줄이면서도 효과적으로 혈당을 조절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국내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장기적인 안전성 임상시험이 필요하다. 김 교수는 “해당 연구에서 체중 감소 효과, 또는 장기적인 부작용 등에 대한 조사가 부족한 실정이므로, 추가적인 장기 추적 연구가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政, 제2형 당뇨병 급여확대 고심…환자들 “평등성 위배” 문제 제기

하지만 정부는 아직까지 제2형 당뇨병 급여화 확대에 대해선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최근 열린 제19차 건정심에서는 지난 2017년 11월 국무조정실 주관으로 발표한 ‘소아당뇨 어린이 보호대책’ 후속조치로 소아당뇨 환우의 혈당관리에 사용되는 이들 기기에 대해 보험급여가 결정됐다.

이번 논의 과정에서 환자단체 등은 제2형 당뇨병도 급여를 적용해 달라는 의견을 냈지만, 최종적으로는 소아당뇨에만 적용됐다.

이중규 보건복지부 보험급여과장 “이번 급여 신설은 경제적 부담 외에 환우 진단 및 처치 등에 효율적으로 사용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한 것도 큰 의의가 있을 것”이라면서도 “1형 당뇨에 대한 충분한 지원 후 2형으로의 확대가 맞다는 판단을 내렸다”고 밝혔다.

국내 제2형 당뇨병 환자들은 CGM 등 제2형에 대한 급여화를 확대해 줄 것을 정부에 꾸준히 요구하고 있다.
지난해 제1형과 2형 등 모든 당뇨병 환자단체인 ‘당뇨병인슐린펌프치료환우회’는 국정감사가 열리는 국민건강보험공단 본사 앞에서 항의시위를 벌였다.

환우회는 “1형 당뇨병 환자에게만 제한적으로 연속혈당측정시스템을 의료보험에 적용하는 것은 헌법상의 권리인 평등권을 위배한 것”이라며 급여화 확대를 촉구했다.

환우회 성경모 회장은 “CGMS는 1형 당뇨병 환자는 물론이고 2형 당뇨병 환자에게도 필수적인 것”이라며 “정부에서 1형 환자에게만 보험적용을 고려하는 것은 절대로 용납할 수 없다. 국내 400만 명의 당뇨병 환자와 5만 여명의 인슐린펌프 사용자들에게 필수적인 것이기 때문에 반드시 의료보험이 적용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지난 6월에는 제2형 당뇨병환자에게는 연속혈당측정기 관련 지원이 이뤄지지 않는 것은 ‘역차별’이라며 급여화를 확대해달라는 청와대 청원이 제기되기도 했다. 6월 17일 시작돼 7월 17일까지 진행된 청원에는 총 412명이 동참했다.

성경모 회장은 당시 진행된 청원과 관련해 “임신성 당뇨병 환자와 2형 환자 가운데 망막, 신장, 족부 등에 심각한 합병증이 있는 생명이 위태로운 중증 환자의 경우 CGMS가 절실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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