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회 '폐암 조기검진, 국민건강 측면서 매우 중요'
'위양성 환자율 미국보다 낮고 과잉진단 비율 역시 해외 연구결과 미미' 강조
2019.11.07 04:55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박정연 기자] 금년 7월 1일 국가암검진 사업에 포함된 폐암 조기검진을 두고 일었던 ‘위양성(문제가 없는데 문제가 있다고 진단)환자 양성 및 과잉진단’ 논란과 관련, 대한폐암학회(이하 폐암학회)가 다시금 필요성을 강하게 제기하고 나섰다.
 

시범사업 결과, 폐암 조기검진을 선재적으로 도입한 미국보다 낮은 위양성률이 나타났을 뿐만 아니라 비용 측면에서도 검진을 실시하지 않았을 때보다 약 200만원이 절감된 효과를 거뒀다는 것이다.
 

앞서 복지부는 지난 2017년 2월부터 2년간 폐암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CT검사를 통한 폐암 검진 시범사업을 시행한 후 이어 올 7월 국가암검진사업에 폐암을 포함시켰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폐암 조기검진은 해외에서도 위양성 환자 비율이 높게 관측되는 등 안정성이 입증되지 않은 검사에 섣부르게 비용을 투입했다는 지적을 제기했다.
 

과잉진단예방연구회(회장 이정권 삼성서울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미국 폐암 검진 임상시험에 따르면 폐암 CT검진의 경우 수진자 중 30%는 위양성 환자로 판정됐고, 저선량 폐CT검사로 발견된 조기폐암의 약 18~67%는 과잉진단이라는 추정도 있다”며 사업 타당성에 대한 재고를 피력했다.
 

이에 폐암학회는 국내 시범사업 결과 위양성 환자 비율이 미국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조기진단으로 인한 과잉진단 비율 역시 해외학계 연구 결과 미미한 수준이라고 반박했다.
 

장승훈 대한폐암학회 홍보이사는 6일 서울 중구 컨퍼런스하우스달개비에서 열린 대한폐암학회 기자간담회에서 “문제가 되는 위양성률은 시범사업 결과 14.6%다. 미국국가폐암검진(NLST) 위양성률 23%에 비해 낮은 수치“라고 말했다.
 

또 NLST는 양성으로 판단하는 폐결절 크기를 4mm 이상으로 잡은데 비해, 국내 시범사업은 기준을 6mm로 더 높여 잡았음도 강조했다. 이렇게 하면 양성률로 잡히는 비율이 낮아지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위양성률도 낮아진다는 것이다.
 

장 이사는 이어 “결핵 유병률이 높은 국내에서 위양성률이 높을 거란 우려가 있었지만 미국보다 강화된 판정 기준 마련 및 전산시스템을 이용한 판독 지원 및 질관리를 통해 양성률과 위양성률을 미국보다 낮출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폐암학회는 위양성률 리스크 자체를 완전히 없앨 수는 없다고 했다. 현존하는 진단법으로는 위양성 진단을 완전히 배제하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대신 위양성률을 최대한 낮추기 위해 2단계 ‘그물망’ 검사를 할 것이라고 소개했다.
 

1단계로 폐암 민감도가 높은 검사로 폐암 가능성이 있는 것들을 추리고, 2단계로 특이도가 높은 검사로 폐암 가능성이 낮은 것들을 버린 뒤, 정밀검사와 추적검사를 통해 ‘진짜 폐암’을 찾아낸다는 것이다.
 

장 이사는 “민감도 100%, 특이도 100%가 딱 나눠 떨어지는 검사법이 있으면 좋겠지만 인류 역사상 그런 검사는 없다”며 “전략적 검사를 통해 최대한 위양성률을 낮춰야 한다”고 설명했다.

"조기검진 통해 부작용 발생률 낮아지고 비용 측면서도 효용성 인정"
 

부작용 발생률도 현저히 낮아졌다는 것이 폐암학회 입장이다. 실제로 시범사업 양성 판정자 대부분은 저선량흉부CT를 받았는데 이 중 10%정도만 폐결절 크기 증가가 발견돼 추가 검사를 받았다. 확진 검사 과정에서의 부작용 발생률도 0.9%로 미국(3.4%)에 비해 낮은 수치를 보였다.
 

우려가 제기되는 과잉진단에 관해 그는 “최근 발표된 미국 NLST연구에 따르면 10년 간 추적관찰 결과 과잉진단율은 3% 수준으로 분석됐다. 다른 유럽 연구들도 장기추적 연구에서 폐암 검진의 과진단율이 매우 낮은 수준으로 보고된다”고 말했다.
 

폐암학회는 또 비용 문제에 대해선 국내 연구결과를 토대로 절감효과가 있었다고 언급했다.
 

조민우 울산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팀 연구에 따르면 마코프 모형을 통해 폐암검진을 실시하지 않는 경우에 비해 폐암검진을 실시함으로써 추가로 소요되는 비용을 살핀 결과, 비용 효과비(수명을 1년 연장하는데 추가로 소요되는 비용)은 약 2600만원으로 나타났다. 또 비용 효용비(건강수명을 1년 연장하는데 추가로 소요되는 비용)은 약 2800만원 이었다.

장 이사는 “WHO(세계보건기구) 권고기준인 3만 달러보다 낮은 비용효과성을 보였다”면서 "향후 폐암학회는 폐암조기검진의 질 관리에도 힘쓰겠다"고 밝혔다.
 

앞으로도 일정한 인력, 장비 기준을 갖춘 종합병원급 이상 일반검진기관으로 폐암검진기관을 제한, 검진대상도 폐암 고위험군만을 대상으로 하며 위양성 판정을 최소화하고 검진 효과성을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학회는 장기적으로 ▲한국형 폐암 발생 예측모델 개발 ▲생물표지자 도입 ▲폐암검진 방법 연구 ▲폐암 발생 위험에 기반한 검진 주기 설정 ▲폐암검진 인프라 구축 ▲금연, 환경 공해 해결에 대한 노력 등이 필요한 것으로 파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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