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합리적 수련제도, 획일적 강요 더 이상 안돼'
이동욱 대한평의사회 대표
2016.05.11 12:24 댓글쓰기

오랜 시간 동안 수련제도는 저수가 속에서 병원계의 생존을 위한 경영 수단으로 왜곡, 이용돼 왔다.
 
의료인력양성제도는 분명 사람 중심의 논의가 돼야한다. 병원의 저수가 극복을 위한 값싼 인력 조달의 손쉬운 해결책 입장에서 접근하면 훨씬 더 많은 부작용을 초래할 수밖에 없다.

현실에서의 문제점과 잘못된 제도로 인한 피해와 사회적 비효율로 국가적으로는 소탐대실의 손실을 초래할 것이 자명하다.
 

사실 저수가 문제와 병원 경영 문제는 수가정상화로 풀어야 하는 것이 맞다. '슈퍼 을' 입장에 놓인 전공의, 전임의 인력 활용을 저수가 문제의 가장 편한 해법으로 설정해 놓고 편법 운용해 온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항상 그 이해관계가 논의구조 속에서 가장 중요한 이해관계로 작용했기 때문에 30년 이상 지속돼 온 비합리적인 의료인력양성제도(수련제도)의 개선 논의가 단 한발짝도 나가지 못했던 것이다.
 

결국 비효율적인 의사인력 과정으로 인한 국가적 폐해와 손실은 훨씬 더 크게 발생했다. '사람' 중심의 제도가 아닌 대형병원의 경제논리를 위한 편법 수단으로 존속해 왔고 의료현장의 수많은 사생아를 양산해 왔다.
 

다양하고 가벼운 1차 질환을 보게 되는 동네병원 외과의사와 위암 수술 한 가지만 잘 하면 '명의'라는 소리를 듣는 3차 병원 외과의사가 4년간 획일적 수련과정을 강요받는 것은 누가 봐도 잘못된 일이다.
 

위암수술, 간이식수술, 폐암수술, 심장수술 보조, 뇌수술 등의 외과 수련과정은 세부전문의 speciaty과정에 편성하면 1차 의료기관 의사로서 주치의 및 공통 수련과정은 2년으로 충분하다.
 

실례로 흉부외과의 경우, 심장수술 보조만 4년 시킨 후 1차 의료기관에 내보내는 것은 분명 해당 의사 입장의 사람 중심이 아닌 3차 의료기관의 경영상 필요에 의한 것이라 볼 수밖에 없다. 

그러니 기피과 전공의 기피, 미달 문제가 생겨도 묘수를 찾기란 쉽지가 않다.
 

그런 불합리한 제도의 개선은 반드시 의료인력 필요(수요)에 따른 수련에서부터 출발해야 한다는 것이다. 
 

수련제도 개편 논의 문제는 3차 의료기관 경영자의 이해관계를 대변하는 보직교수, 그리고 복지부의 탁상공론 논의 구조 하에서는 한발짝도 나갈 수 없다. 1차 의료기관 의사의 대표도 11만 의사 중 의사 분포에 비례해 개편논의에 참여해야 균형있고 종합적이고 합리적인 해결책이 가능할 것이다.
 

▲바람직한 제도 개선 방향

1) 2년(primary doctor course 내,외과계 공통 과정)
PGY-1(post graduate year 1) - 현재의 인턴제도에서 의사가 굳이 하지 않아도 될 잡일을 과감히 PA 등의 직업으로 돌리고 내과,외과, 응급실 등의 근무를 시키면서 의사로서의 필수적인 일과 술기부분을 보완한 과정으로 운용
PGY-2 (post graduate year 2) -현재 내과1,2년차 업무를 하게 함


※제도 장점

① 새로운 제도가 시행된 이후 의사면허 취득자에 대해서는 PGY-1, PGY-2를 반드시 거쳐야 일차의료 의사로 진료를 할 수 있게 된다.

산골에서 조용히 살 의사에게 기본 자질 확보 반론에 대해 현재는 의대 졸업 이후 바로 진료가 가능하지만  PGY-1, PGY-2를 거쳐야 진료가 가능하게 됨으로 오히려 산골의사, 1차 의료기관 의사의 질적 향상이 담보되는 제도다.

② 혼란을 막기 위해 기존 의사면허자에 대해서는 PGY-1, PGY-2의 경력은 인정해 주는 것이다.

③  모든 의대 졸업자가 PGY1, PGY2를 하게 되기 때문에 2~3차 의료기관의 병동, 응급실 등의 인력난이 오히려 해소될 것이다.

④ PGY-3 (post graduate year 3) - PGY-3 course는 필수과정이 아닌 의대 졸업생의 선택과정으로 두고 교육내용은 1차 의료기관에서 많이 이루어지는 위내시경, 초음파 등 술기위주 교육이다.

⑤ PGY-1,2 혹은 PGY-1,2,3를 마친 사람은 매우 휼륭한 일차의료 의사가 될 것이다.
 

2) 2년(specialty 과정) - PGY-1,2 자격을 거친 의사가 지원 가능한 코스로 2차의료 specialty 의사나 3차기관 교수요원을 위한 코스

① 현행 메이저 내과, 외과,소아과 분과과정의 수련과정이 된다. 

② 개업을 선호하는 마이너과의 specialty 수련과정 - 결국 (2+2) 현재의 4년과 같고 안과, 이비인후과, 정형외과, 산부인과 등은 개원가에서 2차의료기관 역할을 감당한다.
 

3) 2년 교직과정

3차기관에서 교수 희망자에 대한 교직 TO 등을 감안해서 융통성 있게 활용하는 과정으로 활용된다.
 
결론

의대 6년 졸업 후 5년이라는 비합리적인 수련제도의 획일적 강요는 더 이상 안 된다. 각자 위치에 맞는 수련제도와 추가교육 코스로 합리적 의사인력 양성제도의 운영이 되고, 양성되는 사람이 불필요한 교육을 강요받지 않아 국가적 교육 낭비를 막는 길이 궁극적으로 의료전달체계 왜곡과 그로 인한 국가적 손실도 개선시킬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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