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일 시민단체가 노숙자를 유인해 입원시키고 국가보조금을 챙긴 혐의로 인천 소재 요양병원 2곳을 검찰에 고발했다.
해당 병원들에 대한 현지 조사와 실사 진행 요구에도 불구하고 보건복지부가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자 시민단체들이 행동에 나선 것이다.
건강세상네트워크, 공익인권법재단-공감, 홈리스행동 등 6개 시민단체 연합체인 ‘요양병원 대응 및 홈리스 의료지원 체계 개선팀’은 10일 기자회견을 갖고 “노숙인들을 유인해 병상을 채우고 폭력과 퇴원거부 등 불법행위를 저질러 온 인천 소재 B병원과 H병원을 검찰에 고발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지난 1월부터 해당 병원들을 감시해왔으며, 내부고발자와 피해자들에 대한 조사를 진행해왔다. 해당 병원의 불법·반인권적 행위들을 포착, 그 증거들을 검찰에 제출한 상태다.
의사 겸 사회진보연대 김태훈 활동가는 “해당 병원들이 서울역과 영등포역 등 길거리 노숙인들에게 술을 먹이거나 수급자로 만들어주겠다고 유인해 병실을 채웠다”고 설명했다.
▲ 노숙자를 유인하고 있는 장면 포착(홈리스행동 제공) |
이어 “노숙인들을 보호사로 채용해 인건비를 줄이고, 보험급여까지 챙기는 이중수탈을 저질렀으며 입원환자가 퇴원을 원함에도 불구하고 폐쇄병동에 감금시키고, 보호사라고 불리는 환자 출신 직원들이 환자들을 결박하거나 폭행도 일삼았다”고 주장했다.
해당 병원들은 ‘이중 개설’ 혐의도 받고 있다. 내부 고발자 증언에 따르면 B병원장은 H병원의 실소유주이며 이를 입증할 증거들도 마련됐다.
이들 병원은 일명 ‘콜당직 형태’로 운영했으며, 당직 의사 규정도 지키지 않았다. 향정신성 의약품을 처방함에도 불구하고 상주 약사를 두지 않고, 의약품 역시 시건 장치조차 없이 외부에 노출된 장소에 보관했다.
B병원에서는 최근 두 명의 입원 환자가 사망했다. 이를 둘러싼 의혹도 제기됐다.
시민단체와 유가족은 “사망 전 소위 코끼리주사를 3회에 거쳐 주입받거나, 입원 다음날 안정실에서 시신으로 발견됐다”며 “사망 경위에 대한 철저한 조사가 필요한 죽음”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해당 병원과 지자체는 유족을 찾지도 않은 채 임의로 화장 처리하고 무연고 시신 공고를 지연하거나 아예 누락해버렸다.
김윤영 빈곤사회연대 사무국장은 “지난 6월 보건복지부에 해당 병원 현지조사 및 실사 진행을 요구했으나 복지부는 지역 보건소에 전권을 위임한 채 뒷짐을 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보건복지부는 장성 소재 요양병원 화재 사태 이후 전국 요양병원 약 1284개소에 대한 안전 점검 및 실태 조사를 지난달 26일부터 이달 23일까지 4주간 실시할 계획이다.
하지만 문제의 B병원과 H병원은 이번 일체 조사도 피할 수 있게 됐다. 복지부가 조사 대상 범위를 관내 10개 이상 요양병원이 소재한 시·군·구로 설정했기 때문이다. 이들 두 병원은 10개 이하 지역에 속해 조사 대상에서 빠진 것이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사회적 문제를 야기하고 긴급한 조사가 필요한 경우에만 복지부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조사반을 편성해 긴급 현지 조사를 하도록 돼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시민단체 관계자는 “이번 사태가 꽤 공론화됐음에도 불구하고 보건복지부는 전국 요양병원에 대한 일체조사를 시행한다는 이유로 모든 답을 일축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해당 병원의 병원장이 화려한 인맥을 가지고 있다”며 “병원장은 현재 폐원을 계획하며 유인한 노숙자 환자들을 다시 내보내고 있다. 복지부는 허술한 조사 체계 및 감시 역할을 감추고자 침묵하고 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