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박대진 기자
] 코로나
19 사태에 의사들의 학술활동 역시 직격탄을 맞고 있다
. 방역당국의 접촉 최소화 방침에 따라 예정됐던 학술대회들이 연이어 취소되는 상황이다
.
특히 예년 이 맘 때면 본격적인 봄철 학술대회 시즌을 맞아 전국 각지에서 각 분야별 의학계 학술대회들이 개최되기 시작했겠지만 감염병 시국에 모든 행사들이 올스톱됐다.
실제 대한의학회에는 3월로 예정됐던 각 학회들의 학술대회 취소 보고가 잇따르고 있다. 2일 현재 의학회가 집계한 바에 따르면 국내에서 개최되는 국제학술대회는 모두 취소됐다.
대한갑상선학회, 대한간학회, 대한전립선학회, 대한소아심장학회, 대한천식알레르기학회, 대한백신학회, 대한우울·조울병학회 등이 의학회 측에 행사 취소나 연기를 알려왔다.
국내에서 개최되는 국제학술대회의 경우 공정경쟁규약 심의를 위해 대한의학회에 행사 관련 사항 일체를 보고해야 한다.
국제행사인 만큼 오랜시간 준비해 온 학회들은 2월 중순까지도 조심스럽게 행사 개최를 추진했지만 지난 29일부터 확진자 폭증에 따라 상황이 급변하면서 ‘취소’로 입장을 선회했다.
국내 코로나19 상황이 악화되면서 섭외됐던 외국연자들이 방한에 난색을 표하거나 해외 의사들의 학회 참석도 저조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급기야 행사를 취소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대한의학회 관계자는 “대구‧경북 확진자 급증 이후 각 학회들로부터 학술대회 취소 보고가 쇄도하고 있다”며 “정상적인 학술활동이 불가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보고가 의무화 돼 있는 국제학술대회의 경우 3월 행사 모두 취소됐다”며 “추계 학술대회로 미루는 학회들이 대부분”이라고 덧붙였다.
의학회에 보고 의무가 없는 국내학술대회나 연수교육, 심포지엄 등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상대적으로 외국 연자나 참석자에 구애를 받지 않지만 정작 행사를 치르기로 예정돼 있던 각 병원들이 장소 제공을 불허하면서 불가피하게 행사를 취소하거나 연기하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 서울대학교병원을 비롯한 서울성모병원 등 대형병원들의 경우 원내에서 다수가 모이는 행사 일체를 중단시킨 바 있다.
문제는 이러한 학술활동 중단 사태가 장기화될 수도 있다는 사실이다.
코로나19 종식을 예측하기 어려운 점을 감안하면 춘계학술대회의 정점인 4월과 5월 행사들도 정상적인 개최를 장담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
의학회에 보고된 크고 작은 학술대회만 4월에 56개, 5월에 45개가 예정돼 있다. 벌써 의학회에 행사 취소를 보고하기 시작한 학회들도 상당수다.
의학회 관계자는 “현재 상황으로는 4월과 5월 학술대회 개최도 불투명하다”며 “학회들도 일찌감치 행사를 포기하려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국내에서 개최되는 학술행사는 물론 우리나라 의사들의 해외 학회 참석도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코로나19 확진자 급증으로 한국에 빗장을 거는 국가와 지역이 81곳에 달하면서 해외학회 초청연자로 예정돼 있거나 학회 참석을 계획했던 의사들의 일정에도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외교부에 따르면 3월2일 오후 3시 기준으로 한국 방문자의 입국을 금지하거나 검역을 강화하는 등 제한 조치를 내린 국가·지역은 81곳에 달한다.
한국발 방문자의 입국을 제한한 국가는 유엔 회원국(193개국)을 기준으로 42%에 달한다. 지난달 23일 13곳에 불과했던 입국 제한 조치는 일주일 만에 6배 가량 급증했다.
한 대학병원 교수는 “국내 코로나19 상황이 심각해지면서 해외학회 측에 불참을 통보했다”며 “당분간 정상적인 학술활동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