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정숙경 기자] "머지않아 인공지능(AI)이 의사를 대체할 것이란 혼란과 우려는 곳곳에서 제기됐다. 혹자는 5년 내 영상의학과 의사들이 하는 일은 인공지능이 모두 도맡아서 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그로부터 3년이 지났다. 하지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대한의료인공지능학회(회장 서준범·서울아산병원 영상의학과)가 오는 22일 서울 코엑스에서 창립총회를 열고 본격적으로 닻을 올린다.
"교육·교류 기반으로 전문가들과 합심, 산·학·연 융합의 장(場) 지향”
의학 분야에서 인공지능이 '만능'인 것처럼 여겨지는 일은 없겠지만 그 전에 의사들이 능동적으로 나서서 올바른 모델을 정립하기 위해서다.
사실 인공지능이 화두로 떠오르면서 관련 학회 및 협회가 난립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의학 분야에서는 이처럼 대규모로 학회가 구성된 것은 처음이다.
서준범 회장은 19일 서울아산병원 융합의학연구원에서 기자들과 만나 ‘교육’과 ‘교류’를 학회 발전을 위한 과제로 제시했다.
서 회장은 "그 동안 일부 업체에서는 기술은 갖고 있지만 의료진을 만나지 못했거나, 아이디어는 있지만 파트너를 찾지 못해 애를 먹는 일들이 적지 않았다"며 "학회가 커뮤니티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방향성을 제시했다.
"각종 규제 및 정책 개선 위한 정부 부처와의 논의 등 적극적으로 활동 계획"
정책과 관련해서도 전문가적 시각에서 의견을 제기해 나갈 방침이다.
서 회장은 "현재 의료인공지능에 매진하고 있는 사람들은 불안에 떨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각종 규제와 현행 법규를 위반하게 될 경우, 진행하고 있는 일들을 중단해야 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두려움이 적지 않다"고 답답한 상황을 전했다.
이러한 아쉬움을 해결하기 위해 향후 학회를 주축으로 규제개혁위원회, 보건의료연구원 등과 적극적으로 논의의 장(場)을 마련하겠다는 복안이다.
서 회장은 "개인정보보호법 개정 등 다소 현실과 괴리감이 있는 부분에 대해서도 가장 나은 방향이 어떤 것인지 고민할 것"이라며 "주요 정책과 인허가 등에서도 학회 차원 의견을 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구체적으로는 백서 혹은 의견서 등을 통해 학회가 사회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이 있는지 고민하겠다"고 덧붙였다.
장기적으로는 최근 글로벌 추세 중 하나인 '오픈이노베이션 첼린지' 형태로 연구를 진행하는 것이 목표다.
여기에 이 기술들이 임상 현장에서 사용될 수 있도록 성능과 안전성, 유효성 등 검증 절차를 체계적으로 마련하는 것도 이 학회의 역할이라고 서 회장은 강조한다.
다양한 국책 과제 중 현재 산업부에서 진행하고 있는 의료영상과 관련된 과제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서 회장은 “아직까지 일부 의사들은 인공지능을 너무 모르고, 과거 의공학을 전공하는 이들은 의료를 너무 모른다”며 “이에 지난해 초부터 6회에 걸쳐 교육 워크숍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올해 상반기에는 국내 주요 병원들을 순회하면서 인공지능과 관련된 의료커뮤니티 구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고 의료와 관련된 고가 R&D 등 추진위원회가 결성됐다.
서준범 회장은 “우리 학회는 의료 인공지능 기술 연구개발을 위한 산/학/연/병/정 융합의 장이 될 것”이라며 “융합 교육을 통한 의료 인공지능 인재 육성에도 많은 관심을 기울이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