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궁경부무력증' 산모 3명과 태아 살린 한림의대 경규상 교수
'70% 유산 가능성 등 위험하지만 응급수술로 양막과 경부 정상 회복'
2019.08.04 15:02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박정연 기자] 한림대학교동탄성심병원(병원장 이성호)은 산부인과 경규상 교수[사진 中]가 최근 자궁경부무력증으로 조산이 진행되던 산모 3명에게 응급수술을 시행해 조산을 늦추고 태아와 산모 목숨을 구했다고 밝혔다.

 

지난 6월 A씨(33)는 임신 21주에 자궁경부가 열리고 태아를 둘러싼 양막이 밖으로 빠져나왔다. 자궁경부의 길이가 1cm 이하로 줄고 밖으로 보이는 양막의 지름이 2.5cm에 달해 매우 위급한 상황이었다.

개인병원에서 “아기를 포기해야 할 수 있다”는 말까지 들은 A씨는 낙담하고 있었지만 경규상 교수는 “아직 가능성이 있다”고 말하고 서둘러 응급수술을 시행했다.

경 교수는 수술기구를 이용해 조심스럽게 양막을 자궁 안으로 밀어 넣고 자궁경부를 네 차례 묶어주었다. 자궁경부를 최대한 자궁 안쪽으로 묶되 방광과 같이 묶이지 않도록 하는 섬세한 술기가 요구됐다.

성공적으로 수술을 마친 A씨는 감염 등의 부작용 없이 임신중기인 28주를 넘어 현재까지 임신을 유지하고 있다.

 

B씨(38) 역시 임신 21주인 지난 4월에 자궁경부무력증에 의한 조산 위험이 높아져 경 교수에게 응급수술을 받았다.

B씨는 전 임신 때 고위험산모로 진단돼 임신 10주에 예방적 차원에서 자궁경부를 묶는 자궁경부결찰술을 받았다. 하지만 자궁경부가 얇아지며 조산이 진행돼 응급수술을 받았고, 다행히 수술이 성공적으로 끝났다. 그는 임신 32주까지 출산을 늦춰 건강하게 아기를 출산할 수 있었다.

 

C씨(27) 또한 지난 4월 임신 21주에 자궁경부무력증에 의한 조산 위험으로 응급수술을 받고 현재까지 임신 30주를 넘겨 임신을 유지하고 있다.

 

경규상 교수는 “자궁경부무력증으로 응급수술을 받은 산모는 조기진통이나 양막이 다시 빠져나와 유산 확률이 70%에 달하는데 천만다행으로 이번에 응급수술을 받은 3명의 산모는 모두 위험을 넘겼다”며 “자궁경부무력증은 조기발견이 쉽지 않은 만큼 정기적인 진단을 받고 증상이 있을 시 즉시 대학병원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자궁경부무력증 무조건 응급수술 받는다?

자궁경부무력증을 미리 알 수 있는 증상으로는 잦은 배뭉침과 질 분비물 증가 등이 있지만 이는 임신 중 겪는 일반적인 증상과 비슷해 간과하기 쉽다. 또 특별한 증상 없이 진행되는 경우도 있어 자궁경부무력증을 조기에 발견하기란 매우 어렵다.

 

이 때문에 자궁경부무력증 환자는 오랫동안 양막이 밖으로 노출돼도 모르는 경우가 많다. 염증수치가 높으면 이미 양막이 오랜 시간 외부에 노출된 상태로 양막이 손상되고 세균감염이 일어났을 수 있어 항생제를 사용 후 수술을 시도해야 한다.

항생제를 쓰면서 자궁의 수축이 없는 것을 확인하느라 길게는 하루 이상 경과를 지켜봐야 해 사실상 응급수술은 힘들어진다. 또 염증으로 인해 조기진통이 있을 경우 응급수술이 오히려 자궁수축을 자극하여 조산이 더욱 빨라질 수 있다.

 

경규상 교수는 “자궁경부무력증 환자 중에는 안타깝지만 태아를 포기할 수밖에 없는 상황도 있다. 부적합 환자에게 무리하게 응급수술을 하는 경우 출산이 계속해서 진행되며 자궁경부가 찢어지고 흉터가 남아 다음 임신에도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자궁경부무력증이 진단되면 양막이 질로 빠져나와 있어, 이를 복원시키기 위해 자궁경부결찰술을 시행하지만 응급수술은 조기진통이 생기거나 양막이 파수될 확률이 높다”며 “자궁경부무력증으로 진단되면 다음 임신부터는 임신 12~13주에 예방적 자궁경부결찰술을 시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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