깎고 또 깎은 백내장 수가···시름 깊어지는 안과
'장비·물가 상승률 등 원가대비 갈수록 힘들어, 동네병원 수술 포기 늘 듯'
2018.07.12 05:53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정숙경 기자] 지난 2012년 7월 포괄수가제(DRG) 시행으로 백내장 수술 수가가 인하된 이후 갈수록 동네병원 안과의사들의 시름이 현실화되고 있어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되도록 많은 환자들이 '적절한' 가격으로 혜택을 볼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 저수가 정책으로 고개를 떨구고 있다.
 

백내장 수술은 현행 건강보험제도에서 모든 시술을 한 가격으로 묶어 보험을 적용하는 ‘포괄수가제’에 해당한다.
 

서대문구 소재 안과 A원장은 “백내장은 2001년 대비 2006년 상대가치점수 인하를 빌미로 이미 2010년부터 20%의 삭감 조치를 당했다. 그런데 또 동일한 근거에 의해 기존 하락된 수가에서 추가적으로 10% 더 내렸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A원장은 “이러한 상황이 지속된다면 최선의 진료는 고사하고 원가 보전도 불가능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사실 개원가에서 백내장 수술을 하기 위해서는 투자 비용이 만만치 않다. 기계를 들이고 수술방을 마련하는데만 해도 평균 2억원이 소요된다.

 

그런데도 최근 수년 간 물가상승률에 비교한 백내장 수술 수가 인하는 비정상적인 정책이라는 것이 안과의사들 주장이다.

 

A원장은 “복지부는 중증도나 관련 상병에 따라 수십 개의 분류체계가 돼 있어 적절한 보상이 되도록 정비, 질이 떨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했지만 백내장은 실명이라는 엄청난 합병증이 있는 수술”이라고 말했다.

게다가 백내장 치료는 진단·수술기기, 인공수정체 분야에서 기술혁신이 끊임없이 이뤄지고 있어 눈을 크게 뜨고 관심을 기울이지 않으면 따라가기 어려울 정도라는 지적이다.

 
기술 발달은 우리 의식 속도에 비해서도 앞서 있지만 포괄수가제 등 보험제도는 이보다 훨씬 느리다.

서대문구 또 다른 안과 B원장도 "복지부 분류 체계는 안과의사 입장에서 본 중증도에 따른 다양한 보상 분류가 아닌 복지부가 만든 형식적인 분류"라면서 "질(質) 하락을 방지하기 위한 방법은 마련돼 있지 않다"고 호소했다.

 

B원장은 “안과는 생사의 문제보다는 삶의 질을 다루는 과인데 안과의사가 정부 제도 미비로 점차 수술할 수 없는 환경에 내몰린다면 이는 환자의 상급종합병원 이동을 유도해 오히려 의료 재정을 낭비하는 결과가 초래될 것”이라고 우려감을 표했다.

 

강남구 안과 C원장도 "지난 2012년 이미 엄청난 수가를 깎고도 또 깎았다. 이제 그 가격으로 개원가에서는 아무도 백내장 수술을 하지 않으려고 한다"면서 “앞으로 비정상적으로 수술을 하는 방법이 아니면 모두 큰 병원으로 보내려고 하지 않겠냐”고 답답함을 호소했다.

 

그러면서 C원장은 “백내장 중증도 및 수술 난이도 등과 상관없이 똑같은 진료비를 지불하는 포괄수가 산정의 근본적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향후 의사가 포함된 전문가위원회를 구성해서라도 미래 국가의료의 큰 방향을 정하는 정책이 졸속으로 시행되지 않도록 만반의 준비 과정이 선행돼야 한다”고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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