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보험 악용 외국인 매년 증가···재정 줄줄 새
3년간 건보공단 부담액 169억원, 부정수급 건수도 내국인 추월
2017.10.25 07:03 댓글쓰기

우리나라를 찾는 외국인 관광객이 증가하는 가운데, 우리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건강보험 제도를 악용하는 사례가 지속해서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들은 3개월분의 건강보험료만 선납하면 건보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이용해 가격이 비싼 치료를 받거나 약을 처방해가고 있어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24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최도자 의원(국민의당)이 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3년간 건강보험을 취득한 뒤 진료만 받고 출국해버리는 외국인 출국자는 2만 4,773명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의 진료를 위해 공단에서 부담한 금액만 169억 원에 이른다.


건보공단은 지난 2014년 말부터 외국인과 재외국민이 국내에서 건강보험 혜택을 받아 치료 목적으로 들어올 때는 3개월분의 건강보험료를 선납하도록 하고 있다. 또한 지역건강보험 가입 조건을 투자유치 등을 위해 기업투자나 기술지도 등의 비자를 가진 경우, 유학·취업·결혼 등 3개월 이상 거주가 명백한 경우로 제한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 같은 제도 실시에도 불구하고, 외국인으로 인한 재정수지 적자는 2015년 1,242억원에서 2016년 1,735억원으로 500여억원 증가했다.
 


가령 외국인 A씨는 지난 2015년 5월 입국해서 3개월간 건강보험료를 낸 뒤 8월부터 지역가입자로 전환되자 곧바로 암 치료를 시작했다. A씨는 마지막 진료를 받은 직후인 2016년 9월 3일 다시 출국했다. A씨의 입내원일은 총 241일이었으며 공단 부담금은 8,400만원이었다.


또 다른 한 중국인은 지난해 단 한 차례 진료를 받고 고가의 고혈압을 처방받아 사들였는데, 이 과정에서 본인부담금은 655만원이었으나 공단 부담금은 1,528만원이었다.


특히 가격이 비싼 C형간염 신약의 경우 지난해에만 266명의 중국인이 혜택을 받았다. 이들은 12억8,472만원의 본인부담금을 내고 진료를 받은 뒤 공단이 30억8,960만원을 부담했다.


즉 외국인들이 비싸고 돈 많이 드는 치료를 중심으로 한국에 들어와 받고 있는 셈이다.


최도자 의원은 "문재인 케어 도입으로 건강보험 재정 절감이 절실한 이때, 외국인들이 쉽게 건강보험 자격을 취득해 우리 국민들이 낸 건보료로 치료만 받고 떠나는 일이 생겨서는 안 된다"며 "외국인으로 인한 재정적자를 줄이기 위해서는 더욱 촘촘한 제도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건보 부정수급도 외국인 > 내국인

이러다 보니 부정수급 건수도 외국인이 내국인보다 크게 앞지르고 있는 실태다.


더불어민주당 권미혁 의원이 건보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3년부터 2017년 8월까지 외국인의 건강보험 부정수급 건수는 20만3,000건으로 같은 기간 내국인 7만7,492건에 비해 2.6배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금액별 이용현황은 전체 외국인 부정수급건수 20만3,000건 중 10만원 미만으로 이용한 건이 17만7,215건으로 87%를 차지한다. 반면 내국인은 전체 부정수급건수 7만7,492건 중 10만원 미만으로 이용한 건이 6만2,034건으로 80%로 외국인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100만원이 초과하는 부정수급건수도 전체 3,957건 중 외국인이 2,088건으로 내국인 1,804건, 재외국민 65건보다 많았다.
 


현재 부정수급 사유는 ▲건강보험증의 대여나 도용 ▲급여정지기간 중 부당수급 ▲자격상실 후 부정수급 등으로 분류되고 있다.


이처럼 외국인의 부정수급이 많은 것은 6개월 체납 시 급여가 중지되는 내국인과 달리 2014년 7월 1일 이전에 외국인은 자격상실 후에도 건강보험이용이 가능했고, 지금도 자격상실 여부가 신속하게 파악되지 않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권미혁 의원은 "외국인의 부정수급이 적은 금액으로 자주 일어나는 경향성을 가지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며 "외국인의 자격득실여부를 신속하게 확인할 수 있는 부처 간 업무협조와 자격부과, 징수 등의 업무가 유기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하는 개선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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