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은음부터 높은음까지 전 대역의 주파수에서 소리 전달력을 높인 신개념 골전도 보청기가 국내 의료진에 의해 세계 최초로 개발됐다. 

기존 골전도 보청기는 낮은음의 저주파 대역에서만 우수한 성능을 보였던 만큼 이번 개발로 전 주파수 대역에서 높은 청각 보조 효과가 예상된다.

고려대학교 안산병원 이비인후·두경부외과 최준 교수팀은 23일 소리 전달 성능을 강화한 하이브리드 골전도 보청기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기존 부착형 골전도 보청기의 경우 전자기 방식의 단일 구동방식으로 저주파 대역에서만 높은 성능을 보여 전체적으로 소리 크기가 작고 주파수에 따라 들쭉날쭉했다.

연구팀은 이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전자기 방식과 정전기 방식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구동 시스템을 구축, 이를 이차원 나노소재인 그래핀(graphene)에 결합한 새로운 보청기를 개발했다.

그래핀은 전자기력과 정전기력을 모두 수용할 수 있는 초경량·고성능 진동판 소재로 고주파수 영역에서 안정적인 성능을 제공할 수 있는 특징이 있다.

연구팀은 하이브리드 골전도 보청기의 음향 성능을 정략적으로 비교하기 위해 소리 반사를 없앤 무반향실에서 전자기 모드, 정전기 모드, 하이브리드 모드 각각의 음압레벨을 측정했다. 

그 결과 새 골전도 보청기는 전자기 모드와 정전기 모드에 비해 각각 최대 11.6dB, 20dB 이상의 음압레벨을 보였고, 전 주파수 대역에서 보다 평탄하고 안정적인 응답을 나타냈다. 

또 사람 두개골과 유사한 구조를 가진 토끼 모델을 활용한 청각 뇌간 반응 실험에서도 실제 청각 보조 효과를 확인했다.

최준 교수는 “그래핀을 기반으로 한 세계 최초 하이브리드 방식의 골전도 보청기를 개발하고  동물실험을 통해 효과를 입증했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어린이와 고령자처럼 골전도 보청기 이식수술이 어려운 대상자에게 비침습적 청각 보조 장치로서 의료적 활용도가 높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나노과학 분야 저명 국제 학술지 ‘​Nano Research’ 4월호의 표지논문으로 선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