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들 4월 25일 떠나고 '진료·수술' 일부 중단
전국의대교수협 비대委, 23일 긴급총회서 결정···"다음주부터 하루 휴진"
2024.04.24 06:29 댓글쓰기



사진제공 연합뉴스
전국의과대학 교수 비상대책위원회(이하 전의비)가 현 정부의 사직 수리 정책과 관계없이 예정대로 이달 25일부터 사직을 진행키로 했다.


또 일부 병원은 교수들의 피로도 누적과 이에 따른 안전사고 등을 고려, 빠르면 이번 주부터 일주일에 하루 진료 및 수술 등 휴진에 돌입한다.


의료계 최후 카드로 여겨진 교수 사직이 현실화되면서 두 달간 악화 일로를 걸은 의정 갈등이 종국에는 해법이 없는 막다른 길로 향하는 상황이다. 


정부, 의대 교수 사직 두고도 옥죄기…교수들 "우리가 노예냐" 분개 


전의비는 지난 23일 오후 8차 총회를 열고 교수 사직 절차와 진료 축소에 대해 논의했다.


전의비는 이날 밤 배포한 보도자료에서 "예정대로 4월 25일부터 사직은 시작된다는 것을 재확인했다"며 "정부의 사직 수리 정책과는 관계없이 진행 예정"이라고 밝혔다.


전국 20개 의대 비대위는 지난달 15일 열린 전의비 2차 총회에서 같은 달 25일부터 사직서를 제출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실제 전국 의대 교수들은 지난달 25일부터 대거 사직서를 제출하기 시작했지만, 병원 및 대학 측은 대부분의 사직서를 수리하지 않고 있다.


이 가운데 사직서를 제출한 지 한 달이 지나는 이달 25일부터 자동 효력이 발생할지를 두고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김성근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 언론홍보위원장은 지난 17일 정례 브리핑에서 "민법상 사직 효력은 사직서 제출 30일 뒤에 발생한다"며 "이달 25일부터 교수들이 떠날 경우 대학병원에서 어떤 일이 일어날지는 상상 불가"라고 주장했다.


반면 박민수 보건복지부 제2차관은 지난 22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브리핑에서 "대학 총장들이 사직서를 수리하지 않으면 사직은 불가능하다"며 "국립의대 교수는 공무원이고, 사립의대 교수 역시 공무원법을 준용하게 돼 있는 만큼 사직서 제출 한 달 뒤 자동으로 효력이 발생하진 않는다"고 사직 가능성을 일축했다.


이에 법조계는 의대 교수들이 공무원법을 적용받는 것이 맞지만, 임용권자가 특별한 사유 없이 사직서 수리를 무기한 미루거나 거부할 경우 관련 소송에서 교수들이 이길 가능성 크다는 해석도 나온다.


법적 해석과 별개로, 정부의 이 같은 옥죄기가 교수들에게 큰 반감을 일으키며 의정 간 갈등의 골이 더욱 깊어지고 있다.


한 대학병원 교수는 "어렵사리 전공의 빈자리를 메우고 있는 교수들을 자극하는 발언"이라며 "주무부처 차관이 작금의 사태 해결 의지가 있는지 의문"이라고 일침했다.


이어 "교수라는 이유로 사직이 불가하다는 것은 횡포나 다름없다"며 "이는 겁박을 넘어 교수들의 사직 결심을 부추기는 발언"이라고 덧붙였다.


지방대병원 등 주 1회 외래 '휴진'···"진료 중 문제 발생할까 두렵다"


전의비는 23일 총회에서 진료 축소에 대해서도 논의하고 "다음 주부터 하루 휴진을 하기로 했다"며 "날짜는 대학별로 자율적으로 결정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후 주 1회 하루 휴진 여부는 병원 상황에 따라 금요일(26일) 정기총회 때 상의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전의비는 휴진 이유에 대해 "장기화된 비상상황에서 현재 주당 70~100시간 이상 근무로 교수들의 정신과 육체가 한계에 도달했다"고 설명했다.


서울의대 교수 비대위 소속 교수들의 1주당 근로시간 설문조사 결과. 자료제공 서울의대 교수 비대위

일례로 서울의대 교수 비상대책원회가 지난 16일 공개한 설문조사에서 소속 교수 520명 중 40.6%가 지난 두 달간 주 80시간 이상 근무했으며, 주 100시간 이상 일한 비율도 16.0%나 되는 것으로 집계됐다.


또 다른 의대 교수 단체인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가 지난달 25일부터 주 52시간 이내 근무를 결의하기도 했으나, 실제 의료 현장에서는 이를 적용하기 어려웠다.


한 지방의대 교수는 "교수들이 현재 병원 내 당직을 일주일에 한두 번 서고 있다. 이것만 해도 벌써 48시간이 넘는 상황이다. 주 52시간 근무하기는 솔직히 어렵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격무로 인해 결국 집중력이 떨어지고, 이는 곧 환자 치료에 대한 효율성 감소로 이어진다. 뿐만 아니라 진료 중 어떤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는 상황이라는 점이 굉장히 두렵다"고 덧붙였다.


이에 전의비의 결정에 앞서 충북의대, 충남의대, 서울의대, 가톨릭의대, 울산의대 등 교수 비대위는 별도로 진료 축소를 논의했다.


그 결과 충남의대 교수 비대위는 이달 26일부터 매주 금요일 외래 휴진을, 울산의대 교수 비대위는 5월 3일부터 주 1회 휴진을 각각 결정했다.


울산의대 비대위는 어린 자녀가 있는 의사들은 향후 육아휴직도 신청할 예정이다.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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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짜판새 04.24 10:43
    이번 의료사태는 의료가 붕괴 돼야 끝이 난다. 윤9수의 고집과 복지부와 교육부의 장단이 한몫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