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원 부족과 규제로 유전자가위 치료제 개발이 국내에선 발목을 잡히고 있다는 일부 지적에 대해 정부가 “다양한 경로로 지원과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유전자가위 치료제는 세포에서 유전질환 원인이 되는 특정 유전자(DNA)를 잘라내 교정한다. 기존 치료제로는 효과를 보기 어려운 난치성 유전질환 치료 가능성이 제시되고 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지난해 12월 12세 이상의 중증 겸상적혈구 빈혈 환자에 대해 크리스퍼 유전자가위 치료제 ‘카스거비’를 사용할 것을 승인했다. FDA가 크리스퍼 유전자가위 치료제를 승인한 첫 사례다. 

해당 치료를 받기 위해선 220만달러(약 29억원), 일반 유전자 치료에는 310만달러(약 41억원)를 내야 한다. 고가 치료를 받기 위해서는 보험사 동의 절차도 필요하다.

국내에서도 이 같은 유전자가위 기술을 이용한 연구가 두각을 나타내고 있지만 더딘 상황이다. 일각에선 인체 임상시험이 수행돼야 하지만 선행 연구에 필요한 비용과 규제가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8일 보건복지부 재생의료정책과는 “유전자가위와 같은 첨단기술이 접목된 유전자치료제 개발 등에 대한 국가연구개발 투자를 확대, 민간 연구를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복지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공동 범부처 재생의료기술개발사업에는 오는 2030년까지 총 5956억원이 투입된다. 이를 통해 세포·유전자·조직공학 치료제 및 치료기술 개발을 위한 전주기 지원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원천기술개발에 연간 최대 4억8천만원, 연계기술개발에는 5억원, 치료제·치료기술개발에 7억원이 지원된다. 희귀·난치·중대 질환 재생의료 기술의 중요성과 미래 전망이 고려됐다.

지난해까지 유전자가위 활용 과제 9건이 신청됐으며 정부는 1개를 선정, 지원키로 했다. 선정 과제는 ‘신장 오가노이드 고도 분화 기술 및 CRISPR-Cas-9 유전자 교정 기술 기반 상염색체 우성 다낭성 신증 모델 구축 및 신약 개발’이다.

유전자치료제 중에서 유전자 편집 물질을 인체 내로 직접 넣어주는 방식의 연구개발은 오는 2030년까지 2조1758억원이 투입되는 ‘국가신약개발사업’을 통해 지원 가능하다. 전임상 단계 과제로 선정될 경우 최대 2년간 20억원까지 지원 받는다.

또 ‘첨단재생의료 및 첨단바이오의약품 안전 및 지원에 관한 법률’에 따라 허용된 유전자치료 임상연구는 ‘첨단재생의료 임상연구 지원사업’에서 연구비를 지원한다.

해당 사업은 올해까지 422억원의 예산이 마련됐다. 유전자치료는 고위험 연구에 해당, 2년간 최대 20억원까지 연구비 수령이 가능하다.

재생의료정책과는 “올해부터 2027년까지 총 354억원을 들여 유전자전달체 국내개발 가속화 사업을 새로 출범하는 등 유전자치료 분야 기술개발 투자를 지속 확대한다”고 설명했다.

유전자전달체는 치료용 유전물질을 원하는 세포 또는 조직 내로 전달해 주는 도구다. 유전자치료제는 통상 치료용 유전물질과 유전자전달체가 결합된 형태다.

이어 “앞으로도 재생의료 분야에서 첨단기술을 연구‧개발하는 민간 역량 강화를 위한 지원을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백성주 기자 (paeksj@dailymedi.com) 기자의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