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한해진 기자] 요양병원에 장기 입원해 있는 경증환자를 줄이기 위한 환자 분류체계 정책이 사실상 실패, 질병군으로 환자를 재분류해 신포괄수가제도 등을 적용하자는 의견이 제기됐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최근 공개한 요양병원 입원환자 분류체계 및 수가수준 정기적 조정기전 마련을 위한 기초연구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요양병원 병상 수는 27만6789개로 2016년 대비 12.4% 증가해 같은 기간 동안 전체 병상 수 증가율인 3.4%에 비해 3배 이상 증가율이 높다.
여기에 더해 노인요양시설과 환자 중증도가 혼재돼 있으며 입소기준이 명확하지 않아 수가 구조상으로 환자 분류군이 왜곡되고 있다.
이에 정부는 요양병원에 대해 2008년부터 일당정액수가를 시행, 환자군을 7개로 나눠 이를 적용하고 일부 항목에 행위별수가를 병행 도입했다.
또 2019년 입원환자 분류체계를 개편해 환자군을 7개에서 5개로 줄이고, 각 환자군별로 기본입원료와 인력가산 및 환자부담금을 다르게 책정했다.
이 가운데 가장 경증으로 분류되는 환자가 ‘선택입원군’으로 심평원은 입원환자 분류체계를 개편하면 선택입원군으로 분류될 환자는 전체 환자 대비 43.7%까지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즉 실제로 요양병원을 이용하는 환자 가운데는 중증도가 낮은 환자가 많기 때문에 이들에게 적합한 수가 적용군을 설정하고 경증환자의 장기입원을 제한하자는 목적이었다.
그러나 지난해 선택입원군 비중을 조사한 결과 실제로는 11.4%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개편 전과 거의 유사한 수준이다.
연구팀은 “선택입원군의 비율이 개편 전과 유사한 수준으로 돌아왔다. 문제행동군 및 인지장애군 내 경증환자를 선택입원군으로 분류하고자 하는 바를 충분히 이뤘다고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분류기준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즉 의료경도에 속하는 중증도의 환자가 실제 의료중도에 분류된 이유를 살펴보니 치매 항목이 의료중도에 포함돼 있었다는 것이다.
다른 분류군에 있는 환자들도 치매에 따른 행동심리증상 빈도와 향정신병약물 처방 등을 이유로, 경증임에도 더 높은 군으로 간 경향이 있었다.
이에 연구팀은 질병군 기반으로 환자 분류체계를 적용하자고 제안했다.
연구팀은 “치매를 비롯해 뇌혈관 및 신경계, 암, 근골격계, 기타 분류군으로 입원환자를 나누는 것을 제안한다”며 “요양병원이 특정 질병군에 대해 기능이 특화될 수 있으며 나아가 요양병원 개별 기능에 따른 적정 인력수준, 수가체계 등이 요구된다”고 밝혔다.
우선 이 같은 질병군으로 환자를 분류한 뒤, 연령 구분과 중증도, 입원일수, 인공호흡기 사용 여부 등으로 다시 세부 그룹화해 수가를 다르게 적용하는 것이다.
연구팀은 “질병군을 기반으로 입원환자를 분류했을 때는 주로 포괄수가제도 및 신포괄수가제도를 적용할 수 있다”며 “다만 요양병원 기관 특성을 고려해 입원환자 질병군 내에서도 다양한 환자 상태를 분류할 수 있는 추가적 반영요소를 검토해 더 구체화된 수가체계를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재활환자의 경우 원활한 의료서비스 수행이 가능하도록 하기 위해 약제 및 치료재료는 행위별 수가로, 그 외 의료행위는 포괄수가로 적용하는 등 방안을 다르게 도입하는 것도 고려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