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청소년 정신건강 ‘빨간불’
중·고등학생 17.6% “자살 생각”…전문가 도움 요청 안해
2018.08.20 13:47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박대진 기자] 우리나라 청소년 5명 중 1명은 평소 자살을 생각한 것으로 확인됐다. 학생들의 정신건강 관리가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붕년 교수팀은 최근 서울, 고양, 대구, 제주 등 4개 권역 소아청소년 정신질환 실태 조사결과를 공개했다.


연구팀은 2016년 9월부터 2017년 12월까지 4개 권역 초중고등학생 4057명을 대상으로 소아청소년 정신질환 유병률과 관련 위험요인을 분석했다.


그 결과 진단된 유병률은 적대적 반항장애(5.7%)가 가장 많았으며, 특정공포증(5.3%),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3.1%), 틱장애(2.6%), 분리불안장애(2.3%)가 뒤를 이었다.


고위험군 유병률은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11%), 적대적 반항장애(10%), 분리불안장애(5%), 사회공포증(5%), 틱장애(5%) 순이었다.


성별에 따라 남성에서는 적대적 반항장애,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 틱장애가 많았고, 여성에서는 불안장애, 우울장애, 섭식장애의 비율이 높았다.


어린 나이에 외상(트라우마)을 겪거나 어머니가 임신 중 스트레스가 있으면 위 문제 진단의 위험성이 약 2배 이상 높아지는 특징을 보였다.


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자살관련 설문에서는 대상자의 17.6%가 자살에 대해서 생각한 적이 있었으며, 3.7%는 자살 의도를 가졌고 5.8%는 의도는 없지만 자해행동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살과 자해에 대한 위험성은 우울과 불안이 심할수록 높았으며, 반항적이거나 공격적인 행동으로 표현되는 외현화 증상과도 유의한 상관성을 보였다.


이처럼 국내 소아청소년들은 다양한 정신질환 문제를 겪고 있지만, 대상자의 17%만이 전문가에 도움을 요청했으며, 소아청소년정신과를 통한 약물치료 경험도 6%에 그쳤다.


연구팀은 이 같은 결과를 바탕으로 △적대적 반항장애 등 공격성과 충동성 관련 문제에 대한 조기검진 및 개입강화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 틱장애 등 신경발달문제에 대한 조기진단 △청소년 자살 사고 및 행동에 대한 정신과적 접근과 복지-교육서비스 강화 △소아기 외상 및 부모 스트레스 관리 등을 통한 소아청소년 정신질환 예방 등의 정책이 필요함을 강조했다.


김붕년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소아청소년 정신질환 대응책과 서비스 투입 근거를 마련했다는데 의의가 있다”며 “최소 3년에 한 번씩은 체계적이고 전국적인 역학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보건복지부에서 시행한 정신건강기술개발사업 일환으로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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