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원가 산정 '주먹구구 방식' 기준없다
2001.05.14 02:51 댓글쓰기
국내 병원의 의료원가 분석은 코끼리 뒷다리 만지기식이란 사실이 재확인됐다.

최근 보건산업진흥원은 99년 기준 전체 의료기관의 의료수익 대비 원가는 95.1% 수준이라고 발표했다.

진흥원은 '98·'99 병원 경영분석 보고서를 통해 의료원가가 3차병원 91.5%, 300병상 이상 91.5%, 160병상 이상 101.8%, 160병상 이하 102.4%, 의원이 92.7% 수준이라고 밝혔다.

또 특수병원 중 정신병원이 92.7%, 전염성병원 86.8%, 한방병원 81.7%였고, 치과병원은 144.7%에 달했다.

진흥원의 의료원가는 전체 의료기관의 손익계산서를 근거로 원가구성항목(인건비+재료비+관리비+기타)을 의료수입(입원수입+외래수입+의료수익조정+기타의료수익)으로 나눈 것이다. 단 의료수입에서 의료부대수익과 지정진료수익은 제외됐다.

진흥원측은 "이번 보고서가 전체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조사했고, 보험수입 외에 비보험·비급여수입이 원가분석지표에 반영됐기 때문에 상당한 객관성을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다른 연구기관이 분석한 의료원가와는 두드러진 차이를 보이고 있다. 97년 연세대 보건정책 및 관리연구소는 국내 의료기관의 보험수가가 원가의 80% 수준이라고 분석한 바 있다.

이 보고서는 매년 보험수가 조정 근거로 활용되고 있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연대보고서는 8개 의료기관을 표본으로 삼아 비보험·비급여수입을 제외한 순수 보험수가를 기준으로 의료원가를 분석했다.

그러나 연대보고서는 병원의 총수입 대비 원가를 파악할 수 없다는 한계를 안고 있다.

이 때문에 지난해 공단 재정운영위 소위에는 "연대보고서가 의료보험 수입만으로 병원의 총비용을 충당한다는 전제 아래 도출된 것으로 비보험수입이 제외돼 있어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없다"는 검토의견이 제출되기도 했다.

경영수지를 감안할 경우 원가보전율이 97년 96%, 2000년 9월 138%이며 의약분업에 따른 수입감소분을 30% 계상한다 하더라도 현 수가가 원가의 108% 수준이라는 것이 검토의견의 요지였다.

따라서 진흥원과 연대, 공단 보고서는 제각기 다른 표본을 대상으로 원가를 분석하고 있을 뿐 아니라 표본의 객관성에도 이의가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현 상태에서 의료원가를 논하는 것 자체가 무리일 뿐 아니라 진흥원의 의료원가 분석자료는 이 같은 심각성을 다시 한번 확인해준 셈이다.

이에 대해 진흥원 관계자는 "학계와 의료계, 정부가 공동으로 의료원가 분석지표를 개발하고, 이를 근거로 수가조정 여부를 논의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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