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부의 내년도 살림살이를 위한 예산안 심사가 본격화 된 가운데 보건복지부 역시 이재명 대통령 행보에 맞춰 인공지능(AI) 분야 예산을 대폭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의료, 필수의료, 공공의료 등 이름하여 지‧필‧공 관련 예산도 전년대비 높게 책정하면서 의료개혁을 위한 실탄 확보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국회에 제출된 2026년도 예산안을 살펴보면 보건복지부는 올해 예산 125조4900억원 대비 9.7% 증가한 137조6480억원을 편성했다.

사회복지 분야는 2025년 본예산 107조1868억원 대비 11조4744억원(10.7%) 증가한 118조 6612억원을 책정했다.

보건의료 분야는 올해 18조3041억원 대비 6827억원(3.7%) 늘어난 18조9868억원을 배정했다.

주목되는 부분은 이재명 정부의 핵심 추진 정책인 AI(인공지능)과 관련한 예산 증액이다. 돌봄과 의료 등 다양한 분야에서 AI 관련 예산을 대폭 늘렸다.

실제 올해 보건복지 분야 AI 관련 예산은 930억원으로 1000억원이 채 되지 않았다. 하지만 내년에는 2478억원으로 무려 1548억원이나 늘어난 예산을 편성했다.

세부 항목별로 살펴보면 AI 복지·돌봄 혁신에 59억원이 신규 배정됐다. 돌봄 수요자의 집과 사회복지시설에서 활용하는 ‘AI 스마트 홈 기반 돌봄서비스’ 시범사업 등에 사용될 예산이다.

복지‧의료 분야 AI 응용 제품의 신속한 상용화 지원을 위해 500억원이 신규 편성됐고, 의료AI 경쟁력 확보 예산은 2025년 876억원에서 2026년 1714억원으로 2배 가까이 인상됐다.

복지부 관계자는 “국정과제 등 정부 정책에 반영됨에 따라 정부 차원의 체계적 지원을 통해 AI 돌봄·의료 혁신의 통합적 추진 기반을 구축하기 위한 예산 편성”이라고 설명했다.

지역의료, 필수의료, 공공의료 등 ‘지‧필‧공’ 관련 예산도 대폭 늘어났다.

우선 필수의료 분야 의사들의 의료사고 배상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책임보험료 지원 예산이 기존 50억원에서 82억원으로 대폭 확대됐다.

병원급 필수의료 분야(산부인과·소아외과계열) 전문의 지원에 58억원, 분만 수행 의원 산부인과 전문의 지원에 14억원, 필수의료 분야 전공의 지원에 9억원이 배정됐다.

내과, 외과, 산부인과, 소아청소년과, 심장혈관흉부외과, 응급의학과, 신경외과, 신경과 전공의는 정부로부터 책임보험료 50%를 지원 받을 수 있다.

취약지 등 의료인력 양성 및 지원 예산 증액도 눈에 띈다. 취약지 인력 지원을 위한 시니어 의사 활용 예산이 32억원에서 72억원으로 무려 40억원이 늘어났다.

지역필수의사제 운영 예산 역시 올해 14억원에서 2배 늘어난 28억원이 책정됐다.

전국 17개 권역책임의료기관 시설·장비비 지원 예산 812억원도 새롭게 편성됐다. 이들 병원의 고난도 수술·치료 인프라를 빅5 병원에 준하는 수준까지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세부적으로는 수술·치료 역량 강화에 321억원, 중환자 진료 인프라 선진화에 347억원이 투입된다. 다만 지방비 812억원에 병원 자부담 406억원의 매칭 펀드 형태로 지급된다.

이와 함께 권역책임의료기관 AI 기반 진료시스템 지원에 142억원의 예산을 편성했다. 관련 예산은 입원환자 실시간 안전 모니터링 시스템, 중증환자 진료보조 시스템 구축 등에 사용된다.

복지부 관계자는 “지역 완결적 필수의료 체계 구축을 위해 시도별 거점병원인 권역책임의료기관의 최종치료 역량 강화 추진하기 위한 예산 편성”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