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물이용지원사업 논란 '의사 배제' 엇갈린 해석
의협 '협의 등 전혀 없어 불쾌' vs 공단 'MOU 포함 적극 참여 희망'
2019.04.18 06:10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박근빈 기자] 올바른 약물이용지원사업을 두고 대한의사협회와 국민건강보험공단 간 엇갈린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의협은 ‘처방권 변경’에 대한 우려가 있는데도 의사를 배제하고 있다는 입장인 반면 건보공단은 의사회 주도로 시범사업을 추진하려는 계획이 세워진 상태임을 강조하고 있다.


먼저 의협은 17일 제38차 정례 브리핑을 통해 “약 처방에 대한 권한과 책임이 있는 의사가 올바른 약물이용지원사업을 주도할 수 있도록 본질적으로 시범사업 방식을 변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실제 질병을 진단하고 약을 처방하는 의협과 의학회, 지역의사회와는 한마디 상의도 없이 건보공단이 시범사업을 확대 추진하려고 한다는 의구심도 드러냈다.


다약제 복용 환자의 경우는 질환 과거력을 비롯해 신체검사, 혈액검사, 영상검사, 영양상태 등 환자상태에 대해 더욱 심도 있는 의학적 판단에 따라 처방변경이 이뤄져야 하는데 약사 주도로 사업이 추진되면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는 진단이다.


박종혁 의협 대변인은 “의사는 자문역할에 불과하다. 약사가 메인인 사업이다. 다약제 복용 환자를 대상으로 한 처방변경이 관건인데 핵심을 빼놓고 있다. 의사를 무시하는 행위에 불과하다. 우리는 지금까지 제대로된 공문을 받아본 적이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올바른 처방에 대해서는 약사보다 의사가 더 많이 관심을 갖고 신경쓰고 있다. 직역 이기주의 발언이 아니라 실제로 그렇다. 그런데도 건보공단 측은 의사 직능을 존중하지 않고 있다”고 불편함을 피력했다.


이처럼 의협은 약물이용지원사업 확대과정에서 의사가 주도권을 갖고 참여할 수 있는 권한을 확보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쳤다.


건보공단 “의사 역할 무엇보다 중요”


의협 브리핑 내용과 관련, 건보공단 측은 “의사를 배제하려는 의도는 전혀 없다. 오히려 의사 참여를 독려해야 하는 입장이다. 사실관계를 바로 잡아야 할 시점”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작년 시범사업 중 인천남구, 안산시의 경우에는 의사회-공단 협업모델 구축도 있었기 때문에 의사 직능을 무시한 행위는 없었다는 것이다.


이날 강청희 건보공단 급여상임이사는 “이미 지역의사회, 가정의학회 등 다양한 단체와 논의를 진행 중이다. 의협을 배제하면서 약물이용지원사업을 진행하는 것은 바람직한 방향이 아니다. 올해 시범사업에 의협의 적극적인 참여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실제로 건보공단은 ‘의사회·약사회 협업모형’을 중심으로 올해 시범사업 계획을 수립한 상태다.


지역협의체(공단, 지역의사회, 보건소, 지역약사회 등)를 구성·운영하고, 6개 지역본부에는 분야별 의사(국공립병원, 대학병원, 일차의료기관 의사 등)로 자문위원회를 구성·운영하겠다는 방침이다.


강 이사는 “약물이용지원사업 활성화를 위해 의협과 MOU도 맺을 준비가 됐다. 의협이 적극적인 참여의사를 밝힌 점에 대해 환영한다”고 언급했다.  


그는 특히 “처방권 변경 문제가 있기 때문에 의사 참여가 적극적으로 필요하다. 작년과 마찬가지로 올해 시범사업에서도 의사가 해야 할 처방변경을 약사에게 맡기는 경우는 있을 수 없다”고 규정했다. 

건보공단 측은 의사회와의 협업이 강조된 약물이용지원사업 모델 적용을 두고 발전적 논의를 진행 중이며, 이를 조만간 구체화하겠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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