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석 건보공단 이사장, 임기 1개월 前 불명예 퇴임
전날 밤 복지부 수리 통보로 돌연 하차…감사원 고강도 감사·노조 압박에 백기
2026.06.24 11:46 댓글쓰기

정기석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이 임기 만료를 불과 한 달여 앞두고 돌연 자리에서 물러났다. 


전날 심야에 보건복지부로부터 퇴임 결정이 통보돼, 건보공단은 오늘(24일) 오전 급박하게 환송 행사를 치르며 수장의 불명예 퇴진을 맞이했다.


24일 의료계 및 건보공단에 따르면 공단은 이날 오전 10시 30분 본부 본관 건강홀에서 정기석 이사장의 퇴임 행사를 개최했다. 


건보공단은 내부 공지를 통해 정기석 이사장의 퇴임 행사 소식을 알리고 각 본부 부서장들의 참석을 요청했다. 이외 기타 직원들은 희망직원에 한해 자율 참석으로 공지됐다. 


정 이사장은 앞서 지난 9일 일신상의 사유를 들어 사표를 제출했고, 복지부가 전날 밤늦게 이를 최종 수리해 공단 측에 통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통상 후임 인선이 마무리될 때까지 자리를 지키는 관례를 깨고 급작스럽게 사표를 던진 데 이어, 퇴임식마저 하루 전날 자정 무렵 통보돼 치러진 것은 매우 이례적인 행보다.


고강도 특별 감찰 등 심적 압박에 자진 사퇴


이번 전격 사퇴의 배경에는 최근 이어진 고강도 특별 감찰과 건보공단 노동조합의 지속적인 퇴진 요구가 결정적으로 작용해 심적 압박을 크게 느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실제 건보공단의 1443억 원 규모 총인건비 초과 집행 건을 두고 감사원이 5개월째 고강도 감사를 이어가면서 논란이 증폭됐다. 


기획재정부와 복지부의 처분이 이미 내려진 사안임에도 감사원이 별도 특별조사국까지 투입해 장기간 감사를 벌이자, 노조 측은 명백한 표적 감사이자 강압 감사라며 강력히 반발하기도 했다.


여기에 노조 측이 예산 세부 내역 제출을 요구하는 등 전방위적인 사퇴 압박이 거세지면서, 결국 이를 견디지 못하고 직을 내려놓는 결단을 내렸다는 관측도 나왔다. 


임기 동안 정권이 바뀌면서 입지가 좁아진 것도 중도 하차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코로나19 상황에서는 국가감염병위기대응 자문위원회 위원장과 특별대응단장을 맡아 보건 위기 극복에 큰 족적을 남겼지만 임기 막바지에 불어닥친 외풍과 내부 갈등을 넘지 못하고 씁쓸하게 퇴장했다. 


엄호윤 기획이사 이사장 직무대리 수행


차기 건보공단 이사장 공모 절차가 한창 진행 중인 가운데 발생한 수장 공백 사태로 의료계 안팎의 우려는 커지고 있다. 


정 이사장의 사표가 수리됨에 따라, 건보공단은 신임 이사장이 임명될 때까지 직제 규정에 따라 엄호윤 기획이사가 이사장 직무대행을 맡아 혼란을 수습하게 된다. 


차기 건보공단 수장 자리에는 강청희 전 건보공단 급여상임이사, 이스란 전 보건복지부 제1차관, 조승연 전 인천시의료원장 등이 후보군으로 거론되며 하마평에 오르내리고 있다.


한편, 정기석 이사장은 윤석열 정부 시절인 지난 2023년 7월 지속가능한 국민건강보험을 기치로 내걸고 취임해 오는 7월 3년 임기를 마무리 지을 예정이었다.


한림대 의과대학 교수, 한림대 성심병원장, 질병관리본부 본부장을 역임한 그는 보건의료 분야 전문가로 인정받아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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