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 한미약품, 휴젤 등 국내 제약사들이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자사주 매입·소각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셀트리온은 지난 17일 이사회를 열고 자사주 추가 매입과 소각을 결정했다.
우선 750억 원규모로 자사주 매입을 진행한다. 올해만 총 1500억 원 규모다. 지난달과 동일한 750억원 규모의 자사주 추가 매입을 통해 주가 안정을 도모하고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정책을 지속한다는 방침이다.
이번에 매입할 자사주는 총 43만6047주로 취득 예정 금액 약 750억 원 규모다. 자사주는 이달 18일부터 장내매수를 통해 취득할 예정이다.
셀트리온은 지난해에도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약 1조2500억 원대 자사주 매입을 단행한 바 있다.
자사주 매입과 더불어 셀트리온은 자사주 소각도 동시 진행한다.
셀트리온이 이번에 소각키로 한 자사주는 총 111만9924주로 보유 자사주 수량의 10%에 해당하며 약 2000억 원 규모다.
셀트리온은 앞서 지난 1월, 당시 보유 자사주 수량의 20.6%에 해당하는 4000억 원 규모의 자사주 소각을 단행한 바 있다.
이번 추가 자사주 소각으로 셀트리온은 올해만 자사주 수량의 30%에 달하는 6000억 원어치를 소각한 셈이다. 추가 주식 소각에 따라 셀트리온의 발행주식총수는 2억1692만9838주로 감소한다.
신약 짐펜트라의 대형 처방약급여관리업체(PBM) 등재로 시장 안착이 기대되고, 후속 바이오시밀러 제품군의 해외 주요국 허가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미래 성장동력 대비 기업가치가 저평가됐다는 판단이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올해는 신약 짐펜트라 미국 시장 안착과 후속 바이오시밀러의 허가 등을 통해 새로운 전성기를 만들어갈 것으로 기대된다"며 "사업 성과와 더불어 지속적인 주주환원을 통해 동반성장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미그룹 지주회사 한미사이언스는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550억 원 규모(9일 종가기준)의 자기주식 156만5390주를 소각했다.
한미사이언스는 최근 개최한 이사회에서 ‘주주가치 제고’가 회사의 중요한 경영 방침이라는 점을 재확인한 데 이어 지난 9일 자기주식을 소각했다.
한미사이언스의 이번 자기주식 소각은 금융당국이 추진 중인 '밸류업' 정책 취지에도 부합하는 것으로, 앞으로 배당 확대 등 주주 환원을 위한 노력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는 계획이다.
한미사이언스 관계자는 "자사주 소각에 따라 조정된 총 발행주식 수량에 대한 등기 및 주식 수량 변경 상장 절차가 완료되면 주주들이 보유한 주식 가치 상승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아이이노베이션도 창업주의 자사주 매입에 이어 자사주를 소각하며 주주가치 제고에 나서고 있다.
휴젤은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지난해 12월 29일 자기주식 37만1563주를 소각했다. 이는 전체 발행 주식 1238만5455주의 3%에 해당되며 금액은 평균 취득 단가 기준 545억8706만원이다.
신라젠은 지난달 김재경 대표이사가 자사주 2만주를 매입했다. 최근 이틀동안 장내 매입했으며 취득 단가는 각 4843원과 4947원이다.
김재경 대표는 이전 주주총회와 주주 간담회를 통해 자사주를 매입할 것을 약속한 바 있는데 이를 이행하며 주주 가치 제고와 회사 비전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신라젠 관계자는 "대표이사의 자사주 취득은 대표 개인의 결정으로 진행됐다"면서 "임원의 주식 보유는 통상적으로 재직기간 내 처분이 실질적으로 힘들다는 점을 감안하면 대표가 회사 비전을 자신한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지아이이노베이션은 지난 9일 자사주 3000주를 소각했다.
회사 측은 "상장 과정에서 주주효익 제고 목적으로 최대주주의 특수관계인으로부터 무상증여 방식으로 취득한 주식을 소각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앞서 지아이이노베이션 창업주인 장명호 최고전략책임자(CSO)가 지난달 18일 자사주 3만1000주를 장내에서 매수하기도 했다. 취득단가는 1만2921원으로 약 4억 원 규모다.
지아이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지난해 말 무상증자에 이어 이번 자사주 취득은 주주가치 제고 및 올해 회사 성장을 이끌 모멘텀에 대한 강한 자신감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