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창석 서울대병원장 긴급해명 불구 '의혹' 증폭
'청와대 의약품 구매 등 모른다' 피력했지만 해소 역부족···“꿋꿋하게 병원장직 수행”
2016.11.28 06:54 댓글쓰기


최순실 의료 게이트 논란의 중심에 선 서울대학교병원 서창석 원장이 자신을 둘러싼 각종 의혹에 대해 해명했지만 여전히 석연치 않은 부분이 많다는 지적이다.


그동안 공식 입장표명을 꺼리던 서 원장은 의혹이 점차 확산되자 기자간담회를 자청, 본격적인 대응에 나섰지만 오히려 의문만 더 키웠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그도 그럴게 서창석 원장은 이 자리에서 청와대 의약품 구입은 물론 김영재 원장 특혜 의혹 모두 "나와는 무관한 일이다", "사실과 다르다", "잘 모르겠다"는 식의 자기 방어기전 짙은 발언만 되풀이 했다.


실제 청와대 의약품 구입 논란과 관련해서 서 원장은 "주치의는 대통령의 건강관리를 담당할 뿐 청와대 의약품 구입에는 관여하지 않는다"며 사실상 자신과 무관하다는 입장을 취했다.


그는 “청와대 의약품 구입 절차는 경호실에 소속돼 있는 의무실장이 담당한다”며 “비서실 소속인 주치의는 의약품 구입 결재선상에 있지 않다"고 주장했다.


소위 제2의 프로포폴이라 불리는 에토미네이트 구입에 관해서도 “아마 의무실장을 거쳐 구입된 게 아닌가 싶다. 나는 요청한 바도 사용한 적도 없다”고 부인했다.


발기부전 치료제 구입에 대해서는 “아프리카 순방에 수행원들의 고산병을 우려해 전문가에게 자문을 구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남미 순방 당시 내가 소량 구입한 것 말고 다른 사항에 관해서는 모른다”고 입을 다물었다.


'의무실장은 비아그라 구입 등을 주치의와 상의해서 결정했다고 밝혔는데, 그 진술이 잘못된 것인가'라는 질문에도 “알아서 판단하라”며 회피하는 태도를 보였다.
 
태반주사와 마늘주사 등에 대해서는 “적어도 내가 주치의로 재직할 당시에는 그런 주사들을 사용한 적 없다”며 기존 일부 언론을 통해 밝혔던 진술을 되풀이 했다.


김영재 원장 특혜도 부정


김영재 원장 및 그의 부인 박채윤 씨와의 관계도 부정했다.


와이제이콥스메티칼 박채윤 대표가 대학병원 등 검증된 곳에서의 안면리프팅 시술용 실 사용을 요청해 거절했고, 차선으로 성형외과를 소개시켜 준 게 전부라는 해명이다.


서창석 원장은 특히 “박 씨가 나와의 만남 당시 대통령 주치의인 것을 알고 있었다고 했지만 누가 그걸 알려줬고, 어떻게 나에게 연결해 줬는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김영재 원장과 박채윤 씨가 부부였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냐는 물음에 대해서는 “몰랐다”고 잘라 말했다.


박 씨를 만났을 때 시술 및 제품 얘기만 간단히 나눴을 뿐 김 원장에 대해 몰랐고, 관심도 없었다. 김 원장은 그로부터 3~4달이 지나서야 알게 됐다는 게 서 원장의 해명이다.


안면도 없는 사람이 소규모 업체의 의료기기 지원을 부탁하는데 쉽게 들어줬다는 게 납득하기 힘들다는 질문이 이어지자 “그게 참 그렇다. 그런 일이 있을 수 있다”고 얼버무렸다.


이어 “어떤 연락을 받았는지 잘 기억나지 않지만 정확히 말할 수 있는 것은 적어도 청와대나 이런 곳에서는 전혀 연락받지 않았다는 것”이라며 외압설을 부인했다.


김영재 원장의 외래 초빙교수 임용과 관련해서도 “오히려 불법을 막기 위해 조치한 것”이라며 기존의 입장을 재확인 했다.


특히 “최순실 씨는 정말 만난 적도, 들어본 적도 없다. 정유라 씨도 마찬가지”라며 일련의 의혹을 강하게 부인했다.


“김상만 원장, 내 영역 밖 인물”


청와대 자문의 출신으로 박근혜 대통령에게 태반주사 등을 사용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김상만 원장에 대해서도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통상 대통령의 진료가 필요하면 해당 분야의 자문의와 동석하는 경우는 있지만 김상만 원장의 경우에는 주치의인 자신 조차 배제된 상태에서 진료가 이뤄졌다는 얘기다.


서창석 원장은 “김상만 원장의 경우 주치의가 함께 들어가지 않았다. 다만 주치의 의무를 다하기 위해 시술 내용을 들었다”고 말했다.


시술의 종류를 묻는 질문에는 “개인정보 보호 차원에서 그런 것에 답하는 건 의사의 도리가 아니다”라며 “적어도 내가 있는 동안에는 태반주사나 백옥주사를 놓지 않았다”고 답했다.


‘김상만 원장이 주치의 없이 들어가 태반주사 등을 놓을 가능성이 없느냐’는 질문에도 “모르겠다. 나의 통제를 받아 들어가는 상황이 아닌 만큼 보지 않았다”고 애매한 태도를 보였다.


이어 “주치의 시절 김 원장과 열 차례 정도 대통령 진료를 했다”며 김 원장이 다른 자문의와 달리 대통령 독대 진료할 수 있었던 이유에 대해서도 “전혀 모른다”고 말을 아꼈다.


또한 전임 주치의였던 세브란스병원 이병석 원장이 미용시술 요구를 거부해 해임됐다는 일부 언론의 보도에 대해서는 “직접 보지 않았기 때문에 말할 수 없다”고 말했다.


“서울대병원장으로서 할 일도 많은데 각종 의혹 제기로 업무수행 어려워”


서창석 원장은 일련의 의혹들로 인해 병원장 본연의 임무를 수행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 대해 안타까움도 표했다.


그는 “서울대병원장으로서 할 일이 많은데 계속해서 제기되고 있는 의혹들 때문에 업무를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어 “정상적 해외 출장마저도 도피라고 보도되는 현실이 유감”이라며 일부 언론들의 사실 호도에 대해서도 불편한 심기를 나타냈다.


다만 계속되는 의혹에도 불구하고 서울대병원장 역할에 충실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서창석 원장은 “병원 직원들에게 송구하다”며 “특별히 죄를 짓거나 판결받지 않은 상황에서는 리더십을 갖는 게 맞다”며 사퇴 의사가 없음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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