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국대·고대구로 등 ‘진료거부’ 억울함 풀려
전주 2살 소아환자 사망사건 홍역 치른 병원 14곳 ‘누명’ 벗어
2016.10.21 05:47 댓글쓰기

전라북도 전주에서 발생한 소아환자 사망사건의 진료거부의료기관으로 지목됐던 14개 병원들이 천신만고 끝에 누명을 벗었다.

 

다행히 억울한 상황은 벗어났지만 이미지 실추와 맘고생에 대한 보상을 하소연 할 곳은 없다. 병원들 입장에서는 이래저래 상처만 입은 셈이다.

 

이번 사건은 교통사고를 당한 두 살배기 어린이가 무려 14곳의 병원들로부터 진료거부를 당해 끝내 사망했다는 사실 때문에 사회적 공분을 일으켰다.

 

당연히 진료를 거부한 병원들에게 비난여론이 쏟아졌다. 특히 일부 언론에서는 연락을 취했다는 전공의 말을 토대로 병원들 명단까지 공개했다.

 

당시 거론된 병원들은 강동경희대병원 건국대병원 고려대 구로병원 고려대 안산병원 국립중앙의료원 단국대병원 성빈센트병원 세브란스병원 순천향대서울병원 원광대병원 을지대병원 전남대병원 충남대병원 충북대병원 한강성심병원 한림대성심병원 등 16곳이다.(가나다 )

 

해당 병원들은 크게 동요했다. 사실 확인이 우선이었다. 실제 진료거부라는 비도덕적 행위가 이뤄졌을 경우 적잖은 후폭풍이 자명한 만큼 내부적으로 확인작업을 진행했다.

 

하지만 일부 병원은 아예 연락 받은 사실이 없거나 대부분은 전북대병원으로부터 제대로 된 전원의뢰가 이뤄지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 병원은 전북대병원 측에 강하게 항의했고, 각 언론사에 연락을 취해 명단 삭제를 요청하는 수고를 감내해야 했다.

 

특히 전북대병원이 지목한 명단을 토대로 현지조사를 실시했던 보건복지부에 억울함을 호소하며 진위를 명백히 해 줄 것을 요청했다.

 

실제 20일 공개된 복지부 조사결과 이들 병원 중 전남대병원과 을지대병원을 제외한 나머지 14곳은 진료거부가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순천향대서울병원 세브란스병원 충남대병원 고려대 안산병원 성빈센트병원 강동경희대병원 건국대병원 등 7곳은 통화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원광대병원 충북대병원 국립중앙의료원 한강성심병원 한림대성심병원 등 5곳은 아직 권역외상센터를 개소하지 않았거나 진료 분야가 달라 환자를 수용하지 못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무엇보다 진료거부명단에 올랐던 단국대병원과 고대구로병원은 아예 전북대병원으로부터 전원 의뢰 자체가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날 복지부가 공개한 전북대병원의 전원 조치 과정은 이들 병원이 왜 그토록 억울함을 피력했는지 짐작케 한다.

 

전북대병원 권역응급의료센터장의 전원 결정지시를 받은 정형외과 2년 차 레지던트는 아무런 매뉴얼 없이 평소 본인이 인지하고 있던 병원들 위주로 연락을 취했다.

 

진료거부로 거론된 병원들은 이 레지던트 뇌리에 있었다는 이유 만으로 엄청난 홍역을 치러야 했다는 얘기다.

 

전원 의뢰도 부실했다. 해당 레지던트는 병원 대표번호로 전화를 시도하거나 통화가 이뤄진 상황에서도 환자 상태를 제대로 전달하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심지어 일부 병원에서는 통화 시간이 41초 밖에 되지 않았고, 국립중앙의료원 전원조정센터 역시 다른 병원 전공의를 통해 알게 됐던 것으로 조사됐다.

 

한 병원 관계자는 당초 진료거부 의료기관으로 지목됐다는 소식에 병원이 발칵 뒤집혔다지난 2주 간 마음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병원 관계자는 사실이 밝혀져 억울함은 풀렸지만 아무런 잘못도 없이 신뢰도에 타격을 입고, 진실 규명에 쏟는 시간과 노력은 누구에게 하소연 해야 하느냐고 푸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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