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율성·신뢰 추락한 반쪽 국정감사
정승원 기자
2016.10.04 08:10 댓글쓰기

[수첩]20대 국회 첫 국정감사는 여당 불참이라는 초유의 사태를 맞았다. 야당이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장관 해임안을 통과시키자 여당인 새누리당이 국정감사 보이콧을 선언한 탓이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감 역시 반쪽으로 진행됐다. 여당 위원장인 상임위원회들이 국감 개시조차 하지 못했던 반면 야당 위원장 체제인 복지위는 반쪽 감사이나마 이뤄지긴 했다.

 

국감 첫날인 26일 아침. 야당 의원들은 피감기관인 복지부에 모여 여당 의원들을 기다렸지만 김상훈 의원을 제외한 나머지 의원들은 모습을 나타내지 않았다.

 

세종에서 이틀 간 진행된 국감, 국립중앙의료원과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을 대상으로 한 사흘째, 한국건강증진개발원과 한국보육진흥원을 대상으로 한 나흘째 국감도 마찬가지였다.

 

야당 의원들은 국감 첫날부터 한 목소리로 여당 의원들의 복귀를 요청했다.

 

국민의당 천정배 의원은 국정감사는 정파의 일이 아닌 국민을 대신해 국정을 살피는 성스러운 자리라고 일침했고, 더불어민주당 오제세 의원도 민생을 보듬어야할 여당이 국정감사에 불참한 것은 국민을 저버리고 국정을 팽개친 행위라고 비난했다.

 

상임위 구성과 함께 여야 공히 일하는 상임위를 다짐한 보건복지위원회였기에 반쪽 국감에 대한 아쉬움이 더욱 커 보였다.

 

더민주 전혜숙 의원은 복지위는 정쟁보다 협력을 다짐했는데 이런 일이 벌어져 유감이라고 한탄했고, 같은 당 남인순 의원도 살펴야 할 현안이 산적함에도 여당이 불참한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안타까워 했다.

 

여당의 불참은 국감 풍경에도 변화를 줬다. 여당 간사인 김상훈 의원을 제외하고는 모두 야당 의원이다 보니, 피감기관 수장들이 야당의 공세에 진땀을 흘려야 했다.

 

자료정리 기간을 빼고 나흘 동안 진행된 국감은 야당 의원들이 시정을 요구하면, 피감기관장이 어렵사리 해명하는 모습이 반복됐다.

 

다행히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가 단식을 중단하고 의원들도 오늘(4일)부터 국감에 복귀한다. 지난 불참에 대한 시시비비는 잠시 미루더라도 일단 여당의 국감 복귀는 환영할 일이다.

 

복지위 종합감사까지 2주의 시간이 더 남았다. 국감은 입법기관인 국회의원들이 집행기관인 행정부를 감시하는 중요한 업무이자 고유권한이다.

 

여당 의원들은 그동안 참여하지 못했던 기간의 몫까지 더해 성실히 국감에 임해야 한다. 그렇지 않는다면 스스로 국회의원 고유의 권한과 임무를 소홀히 한 것 밖에 되지 않는다.

 

야당 의원들도 여당 의원들이 복귀하는 만큼 단지 으름장 국감이 아닌 건전한 비판과 냉철한 지적에 더해서 생산적인 대안을 제시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민생과 가장 밀접하게 맞닿아 있는 보건과 복지에 여야 구분은 무의미하다. 당장 오늘(4) 국민건강보험공단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국감이 기대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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