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드라마 '굿닥터' 교훈
2013.10.16 08:33 댓글쓰기

두 달여 간 안방 시청자들의 맘을 들었다 놨다한 인기드라마 ‘굿닥터’가 종방했다. 시청자들은 기존 의학드라마에서 발견하지 못했던 이 드라마의 매력에 푹 빠졌다.

 

서번트 증후군을 앓고 있는 의사라는 설정 자체도 신선했고, 미래 꿈나무인 아이들과 의료를 접목시킨 소아외과 역시 시청자들의 감수성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무엇보다 ‘굿닥터’의 백미는 의사들의 따뜻한 손이었다. 기존 의학드라마들이 극적인 술기와 긴장감으로 점철돼 있었다면 ‘굿닥터’는 인술(仁術)에 확실한 무게를 실었다.

 

드라마 속 의사들은 시종일관 환자 때문에 울고 웃으며 ‘굿닥터’의 진수를 보여줬다. 그들의 행적 면면에는 늘 환자가 있었다.

 

진심이 깃든 그런 의사들의 눈빛과 손길에 시청자들은 동화됐다. 어쩌면 현실에서 만날 수 없었던 의사였기에 대리만족을 느꼈는지 모를 일이다.

 

일반인에게 드라마 속 의사와 현실의 의사 차이는 체감도가 확연하다. ‘3분 진료’ ‘권위주의’ ‘불친절’ 등으로 각인된 의사의 이미지는 예나 지금이나 마찬가지다.

 

실제 1975년 서울시의사회가 발표한 한국인의 보건의료 인식조사 결과를 보면 50%에 가까운 국민이 "의사를 권위적이고 환자보다 돈을 좇는다"고 응답했다. 이러한 인식은 40년의 세월이 흐른 지금도 여전하다. 아니 오히려 더 악화됐다.

 

지난해 한 전문언론이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국민 상당수가 의사에 대해 부정적 이미지를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권위적이고 이기적’이라는 응답이 55%에 달했다.

 

부정적 이미지는 의사에 대한 불만으로 이어졌다. 국민들은 진료수준이나 전문성 등 능력 면에서는 65.2%가 만족했지만 환자를 대하는 태도에 대해서는 56.1%가 불만족했다.

 

물론 척박한 의료현실에서 무조건적인 이미지 쇄신을 바라는 것은 무리다. “환자 위할 줄 모르는 의사가 어디있냐”는 자조에 공감이 가고도 남음이다.

 

아쉬운 점은 신뢰 회복을 향한 행보다. 부정적 인식 개선의 필요성을 역설하면서도 한 켠에서는 리베이트 동료 구하기에 나서는 의료계의 이중적 태도에 국민들은 혀를 차고 있다.

 

드라마를 통한 인식 개선 효과는 주지의 사실이다. 종방한 ‘굿닥터’ 역시 의사에 대한 이미지 개선에 적잖이 기여했다는 평가다.

 

의료계는 어렵사리 찾아온 기회를 놓치는 우(愚)를 범하지 말아야 한다. “어떻게 하면 좋은 의사가 될지 고민하는 모든 의사가 굿닥터”라는 마지막 대사를 가슴 깊이 새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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