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평원의 병원 평가, 공정해야'
김도경 기자
2013.01.16 16:42 댓글쓰기

최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전국 44개 상급종합병원의 비급여 진료비의 일부 항목을 공개했다.

 

심평원이 공개한 비급여 진료비는 일반인들이 관심을 갖는 상급병실료차액과 초음파진단료, 양전자단층촬영료(PET), 캡슐내시경검사료, 교육상담료, 제증명수수료 등 6개 항목이다.

 

이 비급여 진료비가 공개된 후 병원계 반발이 거셌다. 이유는 일관된 기준 없이 병원흠집 내기용 자료였기 때문이다. 

 

심평원은 1인실이 가장 비싼 병원은 48만원인 삼성서울병원과 강남세브란스병원이며, 가장 저렴한 병원은 8만원인 단국대병원이라고 발표했다. 이때문에 기사를 접한 국민들은 삼성서울병원과 강남세브란스병원 등 일부 병원이 폭리를 취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실제 삼성서울병원의 1인실 최저 가격은 20만원이며 강남세브란스병원도 최저 12만5000원이다. 단국대병원은 최저 8만원에서 최고 21만원이다. 단국대 1인실 비용을 가장 높은 금액인 21만원으로 같이 적용한다면 6배가 아닌 2배를 조금 넘는 수준이다.

 

하지만 비교를 달리 해서 단국대병원 최고 비용과 삼성서울병원, 강남세브란스병원의 최저 비용을 동일 선상에 놓고 보면 단국대병원의 1인실이 더 비싸게 된다.

 

2인실 가격도 세브란스병원이 21만5000원으로 가장 높고 인제대부산백병원 5만원으로 제일 낮다고 표기했지만 실제 세브란스병원의 2인실 가격은 11만6000원~21만5000원이며 부산백병원은 5만원~13만원 선이다.

 

이렇게 이중 잣대로 병원의 비급여 진료비를 공개한 것은 옳지 않다. 가장 저렴한 병원으로 선정된 단국대병원의 경우도 난처하긴 매 한 가지다. 환자가 1인실을 8만원이라고 생각했는데 가장 높은 21만원이라고 한다면 병원과 실랑이를 벌여야 하기 때문이다.


삼성서울병원 관계자는 "삼성과 강남세브란스는 가장 높은 병실료가 표기된 반면 단국대병원의 경우 가장 낮은 금액이 표기된 것은 어패가 있다"면서 "체급이 다른 병원과 단순 비교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불만을 털어놨다.

 

강남세브란스병원 관계자도 "1인실도 편의시설에 따라 가격 차이가 있는데 가장 비싼 병실료를 마치 평균인 것처럼 공개한 것은 자칫 오해를 부를 수 있다"면서 "서울 강남의 아파트 50평과 지방 50평의 아파트 가격을 놓고 싸다 비싸다하는 것과 같다"고 지적했다.

 

심평원이 소비자의 알권리를 위해 이번 정보를 공개했다면 좀 더 신중했어야 한다. 특히 객관성에 근거한 평균치가 아닌 평가자 위주의 비교 방식은 공정하지 않다.

 

이에 대해 심평원은 “각 병원 사이트에는 최저와 최고 비용이 함께 게재돼 있다”면서 “환자들이 궁금한 항목을 직접 찾아보면 각 병원의 자세한 사항들이 기입돼 있어 이해가 쉬울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렇다면 심평원은 처음 보도자료를 만들 때부터 오해의 소지가 없도록 최저 값 및 최고 가격을 함께 표기해서 오해와 혼동을 막았어야 한다. 

 

한 병원계 관계자는 "심평원이 자료를 공개하고자 하면 명확한 기준에 근거해서 평가한 내용을 발표해야 의료기관이나 이용객인 국민이 피해를 보지 않는다"며 "앞으로는 공정하고 유익한 자료가 많이 생성되기를 기대해 본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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